'미개척 영역' SaMD 산업의 길잡이 꿈꾸는 '에버트라이'
신재용 대표·신진욱 CSO 인터뷰
의료산업 새 먹거리 'AI 진단'과 'DTx'
다양한 기반 통해 개발~상용화 전 주기 지원
[아시아경제 이춘희 기자] 인공지능(AI)을 통한 진단 보조와 디지털치료제(DTx)는 최근 의료산업에서 가장 떠오르고 있는 산업의 총아다. 이 둘은 모두 '소프트웨어 의료기기(SaMD)'로 분류된다. SaMD는 신생 분야인 만큼 많은 개발사가 그 과정에서 여러 난항을 겪는다. 기존의 임상시험수탁기관(CRO)이나 컨설팅 업체 역시 신진 분야이다 보니 많은 도움을 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 같은 난점을 극복하기 위해 SaMD 업계의 '길잡이'를 내걸고 개발부터 인허가, 상용화까지 개발 전 주기에 대한 전문 컨설팅 플랫폼 회사 에버트라이를 창업한 신재용 대표(연세대 예방의학과 교수)와 신진욱 최고전략책임자(CSO)를 4일 만났다.
신 대표는 에버트라이를 창립하게 된 배경으로 '답답함'을 꼽았다. 그는 "유망한 기업들은 계속 쏟아지는데 대부분 기존의 파이를 나누는 데 그치는 등 수직적 확장이 되지 않았다"며 "이를 직접 뛰어들어 같이 해결해보고 싶었다"고 창업의 이유를 설명했다.
두 사람이 꼽은 에버트라이의 장점은 다양한 기반이다. 신 대표는 "SaMD 업계에 접근하기 위해 필요한 분야별 깊이를 체계적으로 갖추고 각종 근거를 제공할 수 있는 플랫폼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 연세대학교 바이오기술지주회사의 손자회사로 연세대와 세브란스병원이라는 기반을 토대로 디지털헬스센터, 바이오기술지주회사, 파이디지털 등 다양한 연계가 가능한 기관, 기업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신 대표는 "당장은 임상시험수탁기관(CRO)으로 성공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SaMD는 제품, 질환별로 제품의 유형이 워낙 다양하다 보니 대형 CRO나 우리나 역량이 별반 다르지 않은 '니치마켓'"이라며 "근거 수집에 대해서도 대학병원 내 기관이라는 점에서 이를 잘 갖추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렇다면 이를 통해 실질적으로 SaMD 개발 업체에 줄 수 있는 에버트라이만의 장점은 무엇일까. 신 대표는 '시행착오를 줄이도록 돕는 길잡이'를 자처했다. 시장 분석과 제도적 맹점 파악 등을 통해 실제 시장 진출에서 필요한 우선순위 설정을 돕는 등 가이드가 되겠다는 것이다. 그는 AI 진단 보조의 사례를 들었다. 신 대표는 "미국은 의사와 AI가 같은 자료를 보고 어떻게 판별하는지를 보지만 한국은 각기 다른 병원에서 어떻게 다르게 나왔는지를 기준으로 평가한다"면서 "한국 시장만 겨냥하고 개발을 진행한다면 크게 낭패를 볼 수도 있는 만큼 이 같은 시행착오를 줄이도록 돕겠다"고 했다.
신 CSO는 "개발 전 주기를 도울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웠다. 그는 "개발·임상·인허가·상용화 등에서 각자 따로 자문받는다면 연속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이를 모두 도우면서 단계별로 필요한 것을 연결해줄 수 있는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계의 '퍼실리테이터'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내 '국내 1호 DTx 인허가'의 가능성이 고조되는 가운데 그다음 단계에 대한 구체적인 전략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신 대표는 "SaMD에 있어서 중요한 건 식약처 인허가보다 환자가 얼마나 쓸지"라며 "허가 때와 달리 실제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이것이 기존 의료 기술과 얼마나 다른지, 얼마만큼 환자에게 혁신적인 경제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아직 우리 산업계에서는 이러한 고민은 부족한 경우가 많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신 CSO도 "해외 진출을 고민하는 경우가 많은데 어떤 비즈니스 모델을 가져갈지 확실히 정립한 후에 도전해야 한다"면서 "FDA 승인을 노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우리가 도울 수 있지만 FDA 승인 자체가 해결해주는 건 아무것도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킬리 인터랙티브(Akili Interactive)의 '엔데버Rx(EndevorRx)'도 FDA 승인을 받았지만 급여화는 거의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며 "시장 진출 후에는 실제 세계 데이터(RWD)를 통해 비용 감소 효과를 실질적으로 입증하는 게 중요한 데 이게 FDA 승인과 직결되는 것도 아니다"고 꼬집었다.
신 CSO가 제시한 미국 진출의 해법은 '개인용 건강관리제품(웰니스)'다. 정식 SaMD로 승인을 받기보다는 웰니스 형태로 보다 낮은 문턱에서 더 넓은 시장을 겨냥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과 달리 미국은 의료 접근성이 좋지 않아 이에 대한 수요가 크다"며 "체중 관리 프로그램 '눔' 등 DTx에 못잖은 효과를 보이더라도 이들은 이미 웰니스로 성공적 BM을 만든 만큼 FDA 승인을 시도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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