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타는 저축은행⑤] 누구 위한 예보료?…비용 누수 '역대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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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저축은행들의 반년 치 예금보험료 지출이 사상 처음으로 2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저축은행권의 실적은 1년 새 1000억원 넘게 쪼그라들었음에도 예보료 출혈은 더욱 커지면서 비용 부담이 가중되는 양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사 입장에서 원가에 해당하는 예보료가 많을수록 높은 대출 이자 등 고객에게 비용이 전가될 수 있다"며 "특히 취약차주가 많은 저축은행에 대한 높은 예뵤료율은 서민들에게 돌아가야 할 혜택을 제한할 수 있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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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불이익 부작용 우려
국내 저축은행들의 반년 치 예금보험료 지출이 사상 처음으로 2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저축은행권의 실적은 1년 새 1000억원 넘게 쪼그라들었음에도 예보료 출혈은 더욱 커지면서 비용 부담이 가중되는 양상이다.
금융소비자의 예금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예보료가 도리어 고객에게 불이익을 안기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10여년 전 부실 사태의 주홍글씨를 이유로 지금까지 저축은행에만 과도한 부담을 요구하는 건 현실과 동떨어진 행보란 비판도 제기된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70개 저축은행들이 예금보험공사에 지급한 예보료는 총 22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8%(394억원) 늘었다. 반기 기준으로 저축은행업계의 예보료가 2000억원을 돌파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예보료는 금융사가 파산 등의 이유로 고객에 예금 등을 지급할 수 없는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운영되고 있는 예금보험제도의 자금줄이다. 예보가 금융사로부터 예보료를 받아 예금보험기금으로 적립하고, 금융사가 경영부실 등으로 예금을 내줄 수 없게 됐을 때 5000만원 한도 내에서 대신 보험금을 지급한다.
주요 저축은행별로 보면 우선 OK저축은행의 예보료 지출이 208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24.3% 증가하며 최대를 기록했다. SBI저축은행이 낸 예보료는 207억원으로 9.5% 줄었지만, 여전히 200억원을 넘기며 규모가 큰 편이었다. 이밖에 페퍼저축은행(137억원)과 웰컴저축은행(131억원), 애큐온저축은행(116억원)의 조사 대상 기간 예보료가 100억원 이상이었다.
반면 저축은행들이 거둬들인 순이익은 눈에 띄게 축소됐다. 예보료 비용이 상대적으로 더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올해 상반기 저축은행업권의 당기순이익은 89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3%(1622억원)나 감소했다.
이처럼 순이익이 축소됐음에도 불구하고 저축은행들이 낸 예보료가 더 늘어난 건 실적과 무관한 요율 책정 방식 때문이다. 예금자보호법상 저축은행업계는 예금 잔액 대비 0.4%를 예보료로 납입하도록 돼 있다.
문제는 저축은행에 대한 이 같은 예보료율이 다른 업권에 비해 유독 높다는 점이다. 은행과 비교하면 다섯 배나 높은 수준이다. 은행권은 0.08%, 금융투자사와 보험사는 0.15%의 예보료율을 적용받고 있다.
저축은행업계에 유난히 높은 예보료율이 책정된 건 2011년 저축은행 사태에 따른 책임을 묻는 성격이 강하다. 당시 부실 저축은행이 대거 퇴출되면서 대규모 구조조정 비용이 발생했다는 이유로 향후 금융권 리스크 대응에 보다 많은 부담을 지운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그에 따른 예보료율을 지금까지 유지하는 건 불합리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과거의 아픔을 딛고 이제는 저축은행업계의 재무 건전성이 탄탄해진 만큼 변화된 현실을 반영해야 한다는 얘기다.
실제로 저축은행업계의 올해 상반기 말 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BIS 비율)은 12.9%로, 규제 마지노선인 8%를 크게 웃돌고 있다. BIS 비율은 위험가중자산을 자기자본으로 나눠 산출한 값으로, 금융사의 자본력을 평가하는 핵심 지표다.
아울러 소비자 입장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사 입장에서 원가에 해당하는 예보료가 많을수록 높은 대출 이자 등 고객에게 비용이 전가될 수 있다"며 "특히 취약차주가 많은 저축은행에 대한 높은 예뵤료율은 서민들에게 돌아가야 할 혜택을 제한할 수 있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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