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명가’ 희비…NH증권 ‘주춤’ 메리츠 ‘약진’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의 올해 3분기 IB 관련 수익은 1322억원이다. 2분기 2374억원과 비교해 44% 줄었고 1년 전과 비교해도 감소 폭은 35%에 이른다.
특히 IB 수수료 수익은 2분기 1100억원에서 3분기 663억원으로 감소했다. 2분기와 비교해 40% 급감했으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8% 감소했다. NH투자증권의 IB 수수료 수익이 분기 기준 600억원대로 내려앉은 것은 2020년 2분기 이후 9분기 만이다.
시장 환경이 급격히 악화한 탓에 IB 관련 평가이익과 수수료 수익이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전체 IB 부문 실적이 위축됐다.
NH투자증권은 “시장금리가 계속해서 오르면서 주식시장이 악화했다. 이에 따라 주식발행시장(ECM), 채권발행시장(DCM), 부동산 관련 수수료 수익이 전반적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에서 IB 1세대로 불리는 NH투자증권은 투자금융 강자로 탄탄대로를 걸었다. 하지만 올해부터 금리 인상 여파와 주식시장 침체로 인해 실적이 크게 위축됐다. 올해 2분기 1000억원의 IB 수수료 수익을 냈으나, 반짝 호실적에 그쳤다.
전망도 밝지 않다. 증권가에서는 NH투자증권의 수익성 회복이 더딜 것으로 예측했다.
전배승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가파른 금리상승과 최근의 자금시장 경색으로 브로커리지 및 IB 부문 실적회복 속도는 상대적으로 더디게 나타날 것”이라면서 “개인 자금의 증시 이탈로 거래대금 축소 국면이 이어지고는 있으나 해외주식 약정 및 수수료 수익이 증가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IB 등 부문에서의 강점은 이익 하방경직성으로 작용하나 업황 부진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메리츠 증권은 올해 3분기 깜짝 실적을 기록하면서 업계에 주목을 받았다. 특히 IB와 세일즈앤트레이딩 부문이 실적을 견인하면서 최희문 메리츠증권 대표이사 부회장의 경영전략이 위기 상황에서 더욱 빛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메리츠 증권에 따르면 3분기 IB 수수료는 112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367억원 대비 감소했으나 금융수지가 올해 1분기에 이어 1000억원대 수익을 유지했다.
메리츠증권은 “시장금리 급등과 증시 거래대금 감소 등 대내외적 경제 여건 악화에도 불구하고 기업금융(IB), 세일즈앤트레이딩(Sales&Trading) 등 전 사업 부문에서 우수한 성과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IB 부문에서는 시장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해 신규 거래에 대한 위험 평가를 더욱 보수적으로 진행해 리스크 관리에 힘을 쏟으면서 탄탄한 실적을 냈다고 메리츠증권은 설명했다.
주력 사업으로 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사업 또한 선방하고 있다. 부동산 PF 주선 수수료가 상당 비중을 차지하는 기업금융 수수료는 3분기 112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 감소했다. 기업금융 수수료 수익은 지난해 말 1157억원에서 지난 2분기는 1590억원까지 증가했다.
레고랜드 사태의 후폭풍이 PF 시장을 덮친 가운데 금융시장에서는 증권업계의 연쇄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메리츠 증권은 부동산 PF 대출의 95% 이상을 선순위 상환으로 채웠다. 자산건전성 지표인 고정이하자산비율에서도 1.15%를 기록하며 전 분기 3.28% 대비 절반 이상 개선됐다.
실적 발표를 앞둔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의 3분기 실적이 메리츠증권보다 낮을 것으로 보이면서 메리츠증권이 순이익 1위를 차지할 수도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한국금융지주)의 3분기 순이익 컨센서스는 각각 1590억원, 1598억원이다. 메리츠증권의 3분기 당기순익은 2175억원이다.
손희정 기자 sonhj122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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