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도 연말엔 호텔 뷔페"…'4인 가족 76만원', 예약전쟁 시작
'크리스마스 저녁' 18만~19만원…미정인 곳 중 20만원 선도 예상
고물가 상황 이어지며 올해만 뷔페가격 한두차례 큰 폭 인상
비싼 가격에도 예약 열리자 수요 몰려 "시즌 분위기+취향 따라 식사"
서울 강남구에 사는 정상훈(42세)씨는 올 연말 가족들과 모여 식사를 하기 위해 호텔 뷔페를 알아보다가 깜짝 놀랐다. 올해 크리스마스 전후로 성인 4인에 어린이 2명 저녁 식사를 하려니 93만원으로, 100만원 돈이 든다는 계산이 나왔다.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모처럼 다함께 하는 식사라 큰 맘 먹고 예약을 하려는데, 이마저 쉽지 않았다. 이달 초 12월 예약을 시작한 대부분 특급호텔이 크리스마스 이브 등 주요 시간 예약이 완료된 상태였다. 정씨는 "가격에 한 번 놀라고, 비싼 가격에도 이미 예약이 쉽지 않다는 점에 또다시 놀랐다"며 "크리스마스와 연말, 가족들과 특별한 시간을 보내고 싶은 마음에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즐기면서 각자 취향에 맞는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을 떠올리다 보니 호텔 뷔페로 사람들이 몰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연말을 앞두고 '서울 3대 뷔페'로 불리는 롯데·신라·조선호텔을 비롯한 서울 주요 특급호텔이 뷔페 가격을 일제히 인상하고 나섰다. 올해는 성인 1인당 저녁 식사 가격이 20만원에 근접했다. 12월엔 연말 특별 메뉴를 추가하면서 매년 한시적 가격 인상을 진행했으나, 올해는 고물가 상황 속 원재료 가격 인상이 이어지면서 각 호텔이 뷔페 가격을 한두차례 인상했던 터라 크리스마스 시즌 가격이 상대적으로 더 비싸게 책정됐다.
롯데호텔서울 라세느는 12월23일 저녁부터 25일까지 성인 뷔페 가격을 점심, 저녁 모두 19만원으로 올렸다. 평시 저녁(15만원) 대비 26.7% 오른 가격이다. 이 기간을 제외한 12월엔 성인 저녁(주말 점심) 18만원을 받는다. 주중 점심 가격도 11월 13만5000원에서 12월 16만원으로 오른다. 서울신라호텔 더파크뷰는 12월12일부터 31일까지 성인 저녁이 18만5000원이다. 11월 15만5000원 대비 19.4% 오른 가격이다. 12월1일부터 11일까지는 17만5000원으로 12.9% 올려받는다. 점심 가격은 11월 점심이 주말 기준 14만5000원으로 올랐고, 12월엔 15만5000원이다. 12월 인상을 예고한 웨스틴조선서울 아리아 역시 이와 비슷한 수준에서 가격이 책정될 것으로 전망됐다. 조선호텔 가운데 최상위 브랜드를 단 조선 팰리스 콘스탄스는 현재 저녁 식사가 16만5000원이어서, 크리스마스 시즌 20만원 전후로 가격 인상이 이뤄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송년회를 위한 단체 예약이 몰리는 데다 크리스마스·연말 가족·연인·친구와 특별한 식사를 하고자 하는 수요가 급증하는 12월 뷔페 가격 인상은 호텔업계의 공공연한 관행이 됐다. 통상 특급호텔은 연말·연초 송년 모임 예약이 많은 시기 특별한 메뉴를 선보이기 위해 12월 뷔페 가격을 올린다. 올해 역시 호텔 별로 랍스터, 토마호크스테이크 등 연말 특별 메뉴를 준비하고 무제한 와인, 샴페인 제공 등을 내걸었다. 한 호텔 관계자는 "이로 인해 불가피하게 평소보다 비싼 가격이 책정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올해 체감가가 유난히 더 높은 건 연초부터 고물가 상황이 이어지면서 원재료 가격이 크게 뛰어 평시 뷔페 가격이 이미 한두차례 이상 오른 상태이기 때문이다. 올해는 기존 15만원 전후 가격을 기준으로 인상이 이뤄지다 보니 1인당 20만원에 근접하는 가격까지 오르게 됐다. 지난해 이들 뷔페의 크리스마스 대목 가격은 라세느, 더파크뷰 15만9000원, 아리아 15만원이었다.
이같이 크게 뛴 가격에도 불구, 토요일인 크리스마스 이브 등 원하는 날짜 예약은 이미 힘들어진 상태다. 주요 호텔 대부분이 11월 저녁 예약은 대부분 완료됐고, 12월 역시 이달 초 오픈 이후 문의가 폭주해 토요일 저녁 1부 예약은 대부분 마무리됐다. 연말엔 다양하고 푸짐한 식사로 기분을 내고 싶은 소비자가 기존 호텔 뷔페 수요보다 늘어나는 데다 소비 양극화로 '비싼데 시즌엔 더 비싸지는' 식사에 대해 크게 부담 없이 접근하는 경향이 짙어지면서 이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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