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매파' 파월에 나스닥 1.73% 하락…국채금리는 급등
[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3일(현지시간) 더 높은 수준까지 기준금리를 높일 수 있다는 전날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정을 소화하며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긴축 우려가 재확산하며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장중 2007년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146.51포인트(0.46%) 떨어진 3만2001.25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39.80포인트(1.06%) 낮은 39.8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81.86포인트(1.73%) 하락한 1만342.94에 장을 마감했다.
종목별로는 에너지주가 시장을 이끌었다. 에너지기업 코노코필립스는 호실적에 힘입어 전장 대비 5.78% 올랐다. 엑손모빌은 1.36%, 셰브론은 1.47% 뛰었다. 니오(+4.74%), 리비안(+2.28%), 테슬라(+0.15%) 등 전기차주도 대체로 상승세를 보였다. 다만 전기트럭업체 니콜라는 예상을 웃돈 실적에도 향후 가이던스를 하향조정하며 10%이상 떨어졌다.
빅테크는 약세였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66% 하락했다. 애플은 중국 정저우의 폭스콘 공장 봉쇄 소식에 4.24% 미끄러졌다. 실적 악화로 채용 동결 방침을 밝힌 아마존은 3.06% 떨어졌다. 이밖에 모더나는 예상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으로 0.75%, 퀄컴은 중국 수요 부진과 재고 문제로 실적 가이던스가 기대를 밑돌며 7.66% 하락했다. 언더아머는 기대치에 부합한 실적으로 12%가까이 상승했다.
이날 투자자들은 전날 FOMC 결정을 소화하며 각국 중앙은행의 행보, 국채금리 움직임, 기업 실적 등을 주시했다.
앞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4연속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상승)을 결정한 FOMC 정례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향후 금리 인상 속도가 완화될 가능성을 시사하면서도, "최종금리 수준이 이전 예상보다 높아질 수 있다"고 매파적 입장을 내비쳤다. 이에 시장에서는 Fed가 사실상 기준금리 5%시대를 예고했다는 평가와 함께 최종금리 상향 조정 행보가 확인됐다.
여기에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 또한 이날 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면서 Fed의 고강도 긴축에 발을 맞췄다. 영국의 금리는 세계적 금융위기가 덮쳤던 2008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라갔다.
각국 중앙은행의 긴축이 이어지면서 국채 금리는 급등했다. 뉴욕 채권시장에서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4.7%를 돌파해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장중 한때 4.745%까지 뛰었다. 10년물 금리 역시 장중 한때 4.2%를 넘어섰다가 이후 상승폭을 좁혔다.
국채 금리 상승은 경기 침체 우려로 안전자산인 국채에 그만큼 수요가 몰리며 국채 가격이 떨어졌음을 의미한다. 이는 고스란히 증시에 압박 요인으로 작용했다.
마찬가지로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달러 역시 강세를 나타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달러화지수)는 1.5%가까이 상승해 113에 육박했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4일 공개될 10월 미국 고용보고서에 쏠려있다. 시장에서는 비농업 일자리수가 20만개 증가하고 실업률은 3.6%로 소폭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공개된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전주 대비 1000건 감소해 여전히 노동시장이 견조한 수준임을 재확인했다.
다만 아마존이 경기 불확실성을 이유로 채용 중단 계획을 밝히고 리프트, 스트라이프가 해고 방침을 공개하는 등 고용 한파 우려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50파크인베스트먼트의 아담 사르한 CEO는 "인플레이션이 낮추려면 실업률이 높아져야 한다"고 전했다.
기업실적 발표도 이어지고 있다. 이날은 펠로톤, 모더나, 켈로그 등에 이어 장 마감후 스타벅스 등이 실적을 공개한다.
유가는 달러 강세와 긴축 우려로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1.83달러(2.03%) 하락한 배럴당 88.1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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