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 없던 서초에…참사 당일, 2개 기동대 종일 대기”

권남영 2022. 11. 4. 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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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당일 대통령 사저가 있는 서초에 집회가 없었는데도 경찰 기동대 2개 부대가 오전부터 대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또 참사 당일 용산 전쟁기념관 앞에서 진행되는 집회·시위 대응을 위해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기동대 3개 부대를 투입하고, 오후 8시부터 다음날 8시까지 대기하는 기동대 1개 부대를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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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서 야간 대기하던 1개 기동대도 참사 현장 미투입
경찰 기동대. KBS 보도화면 캡처


이태원 참사 당일 대통령 사저가 있는 서초에 집회가 없었는데도 경찰 기동대 2개 부대가 오전부터 대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동대 1개 부대는 용산 사고 현장 인근에서 야간 대기 중이었음에도 사고 현장에 투입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이형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10월 29일 경력운용 계획’에 따르면 이태원 참사 당일 전체 81개 부대 중 14개 기동대가 광화문과 용산, 여의도와 서초 등 거점 4곳에 분산 배치됐다.

특히 대통령 사저가 있는 서초의 경우 참사 당일 아침 8시부터 2개 기동대가 교대로 근무했다. 서울뿐 아니라 경기 경찰청의 지원 계획까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사저를 경호하는 대통령 경호처 인력 외에 집회 등에 대비한 기동대가 종일 배치됐던 것이다.

하지만 경찰이 기동대 투입을 계획한 서울 집회 21건 가운데 이날 서초의 집회 일정은 하나도 없었다. 이태원에 배치할 경찰 인력이 있었는데도 활용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경찰청은 “대통령 사저는 매우 중요한 곳으로, 신고된 집회가 있어야지만 근무하는 게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올해는 이태원에 경찰 기동대 배치 없어. KBS 보도화면 캡처


경찰은 또 참사 당일 용산 전쟁기념관 앞에서 진행되는 집회·시위 대응을 위해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기동대 3개 부대를 투입하고, 오후 8시부터 다음날 8시까지 대기하는 기동대 1개 부대를 배치했다.

당일 대통령실 인근 전쟁기념관 앞에 신고된 집회는 한국대학생진보연합 발족식 집회, 대학생 기후행동, 미국은손떼라서울행동 대북적대 군사행위 중단 반미 집회, 나라지키미 대한민국 안보 수호를 위한 집회 등 총 4개였다.

전쟁기념관 앞 집회에 대응키 위해 배치된 기동대는 서울경찰청 소속 기동대 3개 부대였다. 하지만 3개 부대가 광화문 집회 대응에 동원되면서 경기 지역 관할 경찰청 소속 기동대 3개 부대가 용산 지역 집회에 대응했다.

문제는 오후 8시 이후 야간 조로 편성된 기동대 1개 부대가 대기했음에도 참사 현장에 투입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당시 집회들은 오후 8시쯤 모두 마무리된 상황이었다. 경찰에 압사 사고 위험성을 알리는 112 첫 신고가 들어온 건 오후 6시34분이고, 참사가 일어난 건 오후 10시15분쯤이었다.

앞서 이상민 행안장관은 참사 이튿날인 지난달 30일 브리핑에서 “서울 시내 곳곳에서 소요와 시위가 있어 경찰 경비 병력이 분산됐던 측면이 있었다”며 핼러윈 축제 현장에 배치할 경찰 경비 병력이 부족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의원은 “참사 현장 인근에 대기 중인 기동대가 있었음에도 지휘체계 문제 속에서 적시 투입이 이뤄지지 않았고, 행안부 장관은 경찰 병력이 부족했다고 변명하기 급급했다”면서 “향후 상임위와 국정조사 등을 통해 면밀하게 따지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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