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파면" 유승민 때리더니…국힘 기류 확 바뀐 결정타
이태원 핼러윈 참사를 계기로 여권의 내부 분위기가 묘하게 달라지고 있다. 그간 당의 스피커를 자임하며 각종 사태에서 여론을 주도하던 친윤계 인사들의 목소리는 줄어든 반면, 장관 경질 등 정부 책임론을 거론하는 목소리는 더 커졌다.
특히 참사 당일 경찰의 112 신고 부실 대응 논란이 불거진 것을 기점으로 여당 내부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사퇴론도 점차 고개를 들고 있다.
![안철수 의원은 2일 이태원 핼러윈 참사와 관련해 ″윤희근 경찰청장을 즉각 경질하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사고 수습 후 자진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안철수 의원 페이스북 캡쳐]](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211/04/joongang/20221104050107541tcad.jpg)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2일 페이스북에서 “윤희근 경찰청장은 즉시 경질하고, 이 장관은 사고 수습 후 자진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윤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워 온 유승민 전 의원도 이 장관 파면을 주장했지만, 안 의원의 발언이 더 큰 파장을 불렀다. 안 의원은 대선 당시 윤 대통령과 후보 단일화를 하고, 이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을 맡는 등 윤 정부의 연대보증인을 자처한 ‘아군’이기 때문이다. 안 의원은 주변에 “비극이 벌어졌는데 책임 소재를 확실히 가리고 넘어가는 것이 윤석열 정부를 위하는 길”이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3일 페이스북에 “부위정경(扶危定傾, 위기를 맞아 잘못을 바로잡고 나라를 바로 세움)은 이럴 때 쓰는 말”이라며 “대북은 강경하게, 내부는 단호하게 해야 한다. 위기에 머뭇거리면 제2의 세월호 사태를 초래할 수 있다”고 적었다. 당내에선 “관련자 인사 조처 등을 피하지 말라는 의미”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런 공개 주장까지는 아니라도 수면 아래에서도 책임자 경질이 불가피하다는 얘기가 심심찮게 오가고 있다. 당 초선 의원은 “경찰 대응이 미흡했다는 증거가 명백한데, 행안부 장관이 책임을 지지 않는다면 정부가 책임을 회피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재선 의원도 “예민한 시기에 불필요한 정치적 오해를 부를 수 있어 공개 입장을 내지 않을 뿐”이라며 “책임을 지는 위치에 있는 정부 인사들이 거취를 결단해야 한다는 내부 여론이 상당하다”고 전했다. 당 관계자는 “이번 사태가 정부 책임론으로 번질 가능성을 당 인사들 모두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고 초반만 해도 여당에서는 책임론 제기나 정쟁을 자제하자는 분위기가 강했다. 여권 관계자는 “사고 초기 여권 일각에서 강조한 ‘주최 측 없는 행사’라는 주장의 저변에도 경찰이나 정부 등에 섣부른 책임을 물어서는 안 된다는 인식이 깔려있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도 지난달 31일 이 장관 발언이 논란이 되자 “경찰에 부여된 권한이나 제도로는 이태원 사고와 같은 사고를 예방하고 선제 대응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이해한다”고 책임론에 선을 그었다.
유 전 의원이 처음 이 장관 파면을 주장했을 때도 여당에선 “사고 수습이 먼저”라는 부정적 반응이 많았다. 정책위의장인 성일종 의원이 “이 장관도 밤잠 못 자면서 일하고 있는데, 그런 문제(파면)를 왜 지금 거론하는지 모르겠다”고 반박한 것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112 신고 내용이 공개된 뒤 분위기가 급변했다.

달라진 분위기 속에 친윤계 인사들도 말을 아끼고 있다. 이준석 전 대표 징계 사태나 대통령 비속어 논란 때만 해도 친윤계는 최전방에서 윤 대통령을 엄호하면서 당내 주류 여론을 주도했다. 권성동 의원이나 박수영 의원 등이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거나 방송에 출연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며 이목을 끌었다.
하지만 최근 친윤계 인사들은 사건 직후 애도의 뜻을 밝힌 것 외에는 이태원 참사와 관련한 공개적인 발언을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 한 친윤계 의원은 통화에서 “희생자를 추모해야 할 애도 기간에 정치적으로 비칠 수 있는 발언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분위기가 내년 열리는 전당대회나 당내 역학 관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당 중진의원은 “내각 인사 전당대회 차출론만 해도 참사 직전까진 활발하게 거론되다가 최근 수그러들지 않았나”라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친윤계를 중심으로 형성된 당내 주류 여론이나, 당원 기류에도 상당한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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