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유동규 '배달사고' 낸 1억..."일부 이재명 후원금 냈다"
검찰이 유동규(53)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으로부터 “남욱(49·천화동인 4호) 변호사로부터 받은 불법 대선자금 중 일부를 이 대표의 정치 후원금으로 썼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검찰은 이 돈이 유 전 본부장이 김용(56·구속)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선 자금 요구를 받고 남 변호사로부터 받은 8억4700만원 중 배달 사고를 낸 1억원에서 나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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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규 “이재명 대표 대선 후원금으로 지출” 진술 확보
3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 강백신)는 최근 유 전 본부장으로부터 지난해 4~8월 남 변호사로부터 받은 8억여원을 김 부원장에게 전달하지 않은 1억원 가운데 일부를 당시 민주당 경선후보였던 이 대표의 후원금으로 건넸다는 진술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다만 현재까지는 유 전 본부장이 이 대표에게 건넨 후원금 액수가 500만원이 채 안 되는 수백만원 가량인 것으로 파악했다. 현행 정치자금법은 대선 경선 후보자에 대한 후원금이 연간 500만원 이하일 경우 후원자의 인적사항과 금액을 공개하지 않도록하고 있다. 500만원 이상 고액 기부자만 명단을 공개하기 때문에 공개된 이 대표 고액 기부자 명단에는 빠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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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억여원 중 1억원 비자…유동규 “내가 쓴 걸로 할게”라기도
검찰은 앞서 유 전 본부장이 남 변호사로부터 4차례에 걸쳐 받은 8억4700만원 중 6억원을 세 차례 걸쳐 김 부원장에게 전달했고, 1억4700만원은 대장동 의혹이 불거진 이후 지난해 9월 남 변호사에 돌려줬으며 나머지 1억원은 유 전 본부장이 배달 사고를 내고 착복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후 유 전 본부장과 남 변호사 등을 대질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 1억원의 용처가 애매한 사실을 발견했다. 당시 유 전 본부장이 “내가 쓴 걸로 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 뒤 유 전 본부장은 1억원의 구체적 용처에 대해 “이 대표에 대한 후원금 용도로 쓰거나 우리들끼리 나눠 쓴 것도 있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그 동안 ‘배달사고’로 알려져 있었지만 실제로는 개인적으로 착복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다. 유 전 본부장은 석방된 이후 언론들과 만나 “형제라고 불렀던 사람들에게 배신감을 느꼈다”, “하나가 나왔다 싶으면 또 하나가, 그리고 또 하나가 나올 것이다. (이재명 대표를) 천천히 말려 죽일 것”이라고 폭로전을 예고했다.
검찰 안팎에서는 유 전 본부장의 이같은 진술이 수사의 새로운 방향을 설정할 수 있는 진술로 보고 있다. 검찰은 남 변호사 등 대장동 일당이 조성한 불법 정치자금이 유 전 본부장을 거쳐 김용 부원장이나 정진상(54)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으로 들어간 경로만 추적해왔지만, 이와 별도로 유 전 본부장에게서 바로 이 대표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그러나 현재까진 액수가 소액이고 정상적인 후원금으로 처리됐을 가능성 역시 크기 때문에 1억원 전체의 구체적인 사용처를 규명해봐야 한다는 신중한 입장이다.
민주당은 한민수 대변인 명의로 낸 입장문을 통해 “선관위에 등록한 공식자료에 따르면, 대선 경선 후원금으로 정영학 10만원, 대선 본선 후원금으로 김만배 5만원이 기록돼 있고, 다른 명단은 없다”며 “다만 이들 후원자는 대장동 사업 관련자들과 동명이인일 수 있다”고 했다.
검찰은 3일 남 변호사의 측근인 NSJ홀딩스(옛 천화동인4호) 전 사내이사였던 부동산 개발업자 이모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자금 흐름에 대해 집중 조사했다. 이씨는 남 변호사의 지시에 따라 NSJ홀딩스 법인자금을 현금화하는 역할을 맡았다.
박현준 기자 park.hyeonjun@joongang.co.kr, 김민중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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