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돈 가뭄...채권·예금 ‘역머니무브’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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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를 이탈한 개인투자자 자금은 고금리를 앞세운 은행 예·적금이나 채권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달 말 기준 정기예금 잔액은 808조2276억원으로 9월 말(760조5044억원)보다 47조7231억원 증가했다.
지난달 5대 은행에서만 정기예금이 47조원 넘게 늘면서 전체 증가 폭은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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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채권 순매수액 4→17조 급증...은행 예금잔액도 껑충
개인투자자들이 증시를 떠나 채권이나 예·적금 등 안전자산으로 이동하는 ‘역(逆) 머니무브’ 현상‘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금리 인상으로 증시가 장기간 변동성에 노출되면서 금리 혜택과 안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상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모습이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유가증권시장에서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7조586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달의 11조7538억원과 비교해 35.46% 줄어들었다.
일 평균 코스피 거래대금은 올해 1월 11조2827억원으로 시작해 5월 9조5588억원, 6월 8조9091억원으로 꾸준히 감소 추세다.
코스닥시장 역시 비슷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달 코스닥시장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5조3038억원으로 작년 같은 달(10조9266억원) 대비 51.46% 급감했다.
올해 1월 9조3682억원이었던 코스닥시장의 일평균 거래 대금은 지난 6월 7조3155억원으로 줄었고 7월부터는 6조원대로 내려왔다.
주식시장 거래가 시들해지면서 개인투자자들의 ‘총알’ 여력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31일까지 투자자예탁금 평균액은 48조6191억원으로 집계됐다. 월평균 투자자예탁금이 50조원을 밑돈 건 지난 2020년 7월(46조5090억원) 이후 약 2년3개월 만이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 계좌에 맡겨두거나 주식을 팔고 찾지 않은 돈이다. 증기 진입을 준비하는 대기성 자금이어서 주식투자 열기를 나타내는 지표로 통한다.
증시를 이탈한 개인투자자 자금은 고금리를 앞세운 은행 예·적금이나 채권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달 말 기준 정기예금 잔액은 808조2276억원으로 9월 말(760조5044억원)보다 47조7231억원 증가했다.
한국은행 자료를 보면 5대 은행을 포함한 예금은행의 정기예금은 앞서 9월 한 달 간 32조5000억원 늘었다. 지난 2002년 통계를 작성한 이후 최대 증가 폭이다. 지난달 5대 은행에서만 정기예금이 47조원 넘게 늘면서 전체 증가 폭은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할 전망이다.
한재혁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에는 수익률보다 안전성에 초점을 맞춘 트렌드가 보이기 시작했다”며 “백화점으로 가는 것이 아닌 특판 상품을 위해 은행으로 달려가는 ‘은행 오픈런’과 신규 채권 투자자를 뜻하는 ‘채린이’등이 이러한 경우”라고 설명했다.
개인투자자들은 기관투자자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채권시장에도 적극 뛰어들고 있다. 올해 들어 지난 2일까지 장외 채권시장에서 개인투자자가 순매수한 채권금액은 16조9395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4조4943억원)의 네 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개인투자자의 월별 채권 순매수 규모는 지난 7월 약 3조원을 기록한 뒤 8·9월 연속 3조원대를 기록했다. 다만 개인은 10월 한 달 동안에는 2조3135억원을 순매수해 규모가 다소 줄었다. 국내외 경기 불확실성과 레고랜드 사태 등이 채권 투자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개인 채권매수 규모가 1조원 이상이었던 적이 거의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여전히 개인은 채권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이라며 “채권시장 혼란에 대응해 다양한 조치들이 나와 정책 신뢰도가 높아지면서 불안은 완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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