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피플] 우리은행에 처음 내린 '단비', 디펜딩 챔피언 KB엔 '폭우' 될까
김단비, BNK전 공·수 맹활약
전반 최다 득점 경신, 33점 쏴
KB는 '국보센터' 박지수 빠져
김 "우리 농구 맞추는데 집중"
여자프로농구(WKBL) 아산 우리은행은 2022~23시즌 개막 전 ‘대어’를 품었다. 인천 신한은행에서 FA(자유계약선수)로 풀린 김단비(32·1m80㎝)를 계약기간 4년, 보수 총액 4억 5000만원에 영입했다. 리그 최고의 올어라운드 플레이어를 영입한 우리은행은 단숨에 '우승후보 0순위'로 떠올랐다. WKBL 설문 조사에서 6개 구단 선수 전원의 절반을 살짝 넘는 51명(50.5%)가 우리은행을 우승 후보로 지목했다.
김단비의 영향력은 바로 나타났다. 우리은행은 지난 2일 충남 아산의 이순신체육관에서 끝난 부산 BNK와 2022~23시즌 WKBL 1라운드 홈 경기에서 79-54로 크게 이겼다. 김단비는 33분 48초 동안 뛰며 33득점 4리바운드 4어시스트 1블록 슛을 기록했다. 그는 전반에만 20점을 올리며 화려한 신고식을 치렀다. 종전 자신의 전반 최다 득점 19점 기록도 경신했다.
김단비는 일간스포츠를 통해 “원래 개막전마다 많이 긴장했다. 어제 경기는 다른 느낌의 긴장감을 가진 것 같다. 많이 떨리는 상황에서 뛰었다. 그래도 잘 풀려서 개막 첫 경기를 잘 마무리했다”며 “동료들과 호흡이 맞지 않은 부분도 있다. 연습한 게 잘 안 되기도 했다. 그때 살짝 당황한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김단비는 여자 농구대표팀에서 손발을 맞췄던 박혜진, 박지현 등과 조화로운 모습을 보였다. 경기 초반부터 내외곽을 가리지 않고, BNK 림을 공략했다. 수비에서는 센터 김한별과 맞서며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김단비는 박혜진과 팀의 공격을 이끌며 BNK의 수비를 무력화했다. 박혜진은 11득점 11리바운드 10어시스트를 기록해 데뷔 첫 트리플 더블에 성공했다.
김단비는 신한은행 시절 공격과 수비를 모두 책임졌다. 신한은행은 매번 김단비에게 과도하게 의존해 ‘단비은행’이라는 오명도 얻었다. 신한은행에서 홀로 에이스 역할을 했던 김단비는 새로운 도전을 위해 우리은행을 선택했다. 김단비는 “지금까지는 혼자서 책임지는 농구를 했다. 팀원들과 다 같이 하는 농구를 하고 싶어 우리은행 이적을 선택했다”고 했다.
김단비는 우리은행에서 첫 경기를 치르며 자주 웃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매번 잘 될 수는 없을 것이다. 선수들이 하기 나름이다. 함께 웃으면서 농구를 하는 횟수가 더 많아지도록 하고 싶다”며 “신한은행 시절과 마찬가지로 우리은행에서도 공수에서 많은 임무를 받았다. 책임감과 부담감은 당연히 가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4일 청주체육관에서 ‘디펜딩 챔피언’ 청주 KB와 붙는다. 김단비, 박혜진, 박지현, 김정은, 최이샘 등이 버티고 있는 우리은행이 KB보다 현재 전력으로는 우위라는 평가. 화려한 라인업을 갖게 된 우리은행은 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 레알 마드리드를 빗대 ‘레알 우리은행’이라고도 불린다. 반면 KB는 ‘국보센터’ 박지수가 전력에서 이탈한 상황이다.
김단비는 “KB도 준비하겠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농구를 맞춰가는 데 집중을 할 것이다. 2일 경기에서는 내가 많은 득점을 했지만, 다른 선수의 득점력이 좋다면 나는 수비 등 다른 부분을 도울 예정이다. 역할을 분담하면 순리대로 잘 풀릴 것 같다. 우리은행 같은 라인업이 아니면 KB를 상대하기 어렵다. 모이기 힘든 멤버들인 만큼 KB에 도전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영서 기자 zerostop@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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