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랜드 엎친데 흥국생명 덮쳤다… 하루 만에 또 콜옵션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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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이 신종자본증권의 실질적 만기로 인식되던 중도상환(콜옵션)을 미실시하면서 국내 자본시장에 대한 신용 우려가 커지고 있다.
흥국생명은 9일 예정돼 있던 5억 달러(약 7100억원) 규모의 외화 신종자본증권에 대해서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기로 하면서 파장이 일었다.
흥국생명이 콜옵션을 미행사한 이유는 조기상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발행해야 하는 새 신종자본증권(3억 달러)의 이자 부담이 크게 불어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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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외화채권 신뢰 하락 가능성
당국 “종합적 고려… 문제 상황 아냐”
흥국생명이 신종자본증권의 실질적 만기로 인식되던 중도상환(콜옵션)을 미실시하면서 국내 자본시장에 대한 신용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하루 만에 콜옵션을 연기한 금융사까지 나오면서 ‘도미노’ 미상환 사태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DB생명은 오는 13일 예정된 3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의 콜옵션 행사일을 사전에 투자자들과 협의해 내년 5월로 연기했다. 실질적 만기일을 6개월 미룬 것이다. 전날 흥국생명의 콜옵션 미행사에 이어 하루 만에 시장의 우려를 자극하는 사건이 발생한 셈이다.
흥국생명은 9일 예정돼 있던 5억 달러(약 7100억원) 규모의 외화 신종자본증권에 대해서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기로 하면서 파장이 일었다. 국내 금융기관의 신종자본증권 콜옵션 미실시는 2009년 우리은행 후순위채 이후 한 번도 일어난 적이 없었다.
신종자본증권은 주식과 채권 성격을 동시에 지닌 30년 만기의 ‘하이브리드 증권’이다. 후순위 채권인 탓에 금리가 높게 산정되지만, 재무지표 산정 때 자본으로 인정돼 금융기관의 자본 적정성을 높여주는 역할을 해왔다. 신종자본증권은 발행 5년 경과 후 발행사가 조기상환 여부를 임의로 결정할 수 있기 때문에 콜옵션 미행사가 채무불이행(디폴트)는 아니다. 그러나 시장은 관행적으로 최초 조기상환 도래 시점을 해당 증권의 실질적 만기로 인식하고 있다.
흥국생명이 콜옵션을 미행사한 이유는 조기상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발행해야 하는 새 신종자본증권(3억 달러)의 이자 부담이 크게 불어났기 때문이다. 상환을 미실시할 경우 패널티가 부과돼 현재 4.475%인 금리는 연 6.742% 수준으로 높아진다. 그러나 새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려면 배에 가까운 연 12% 안팎의 고금리를 감당해야 한다. 최근 금리 인상과 ‘레고랜드 사태’ 여파로 채권 금리가 치솟은 영향이다. 내년 4월과 5월 각각 콜옵션 행사를 앞두고 있는 한화생명과 KDB생명도 자금 조달에 빨간불이 켜졌다. 내년 상반기 기준금리가 최고점을 찍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다만 양사는 콜옵션을 차질없이 행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콜옵션 미실시는 한국계 외화채권에 대한 신뢰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과거 우리은행 콜옵션 미행사 당시에도 한국물 채권 가격이 급락하는 등 시장 전반은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 내년 만기가 도래하는 한국계 외화채권 규모는 약 249억200만 달러(35조3000억원)로 올해(204억4000만 달러)보다 21.8% 증가한다.
금융당국은 흥국생명의 콜옵션 미행사에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금융위원회는 “흥국생명은 조기상환권 미행사에 따른 영향과 조기상환을 위한 자금 상황 및 해외채권 차환 발행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었다”며 “흥국생명의 채무불이행은 문제 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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