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뜻돌의 터질 것만 같은 음악 #2주의뮤지션

성채은 2022. 11. 4.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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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증폭되는 김뜻돌의 용기와 강인함이 담긴 세 장의 싱글, 동시에 발매된 이유는.
〈Kiddo (기도)〉 커버 이미지
〈Psychomania〉 커버 이미지
〈일반쓰레기〉커버 이미지

Q : 지난 10월 29일, 싱글 앨범 〈일반쓰레기〉 〈Psychomania〉 〈Kiddo〉 총 세 장을 동시에 내놓았다. 앨범 하나로 묶지 않는 방식을 고집한 이유가 있을까

A : 지금까지 쓴 곡 중에서 그 세 곡이 가장 심오한 주제를 어두운 분위기로 풀어낸 곡이다. 리스너의 입장에서 세 곡을 개별로 발매한다면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을 것 같았고, 무엇보다도 커버 이미지를 각자 다르게 보여주고 싶었다.

Q : 전보다 더욱 거칠고 강렬해진 락 장르의 음악을 선보였다. 음악적 변화의 계기는

A : 올해에는 페스티벌 무대에 많이 서게 되어 대중과 만나는 시간이 많았다. 많은 사람이 모여 설명할 수 없는 에너지가 모이면 그걸 터트려버리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무대에서 조금이라도 더 괴기 망측하고 싶고, 더 달리고 싶고, 더 자유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폭발적인 에너지 말이다. 무대를 상상하면서 사람들과 같이 뛰어놀 수 있고 나의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는 곡을 만들고 싶었다.

김뜻돌의 프로필

Q : 세 곡은 어떤 마음으로 다르게 썼는지

A : ‘Psychomania’는 어지럽고 강렬한 컨셉을 보여주고 싶었다. ‘Kiddo (기도)’는 묵직하고 멋있고 암울한 느낌으로 써보고 싶었고, ‘일반쓰레기’는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사람들과 노는 모습을 상상하면서 쓴 곡이다. 올해 초부터 초여름 사이에 만든 곡들이었고, 뜨거운 현장에서 놀고 싶다는 열망을 담아 만든 곡들이다.

Q : 삶과 죽음에 대해 내면의 목소리와 대화한 내용을 담은 앨범 소개가 인상 깊었다. 지난 앨범 〈꿈에서 걸려온 전화〉에 수록된 ‘삐뽀삐뽀’에서도 언제 죽을지 모르는 삶에 대해 노래하기도 했었다. 이번 곡 ‘Kiddo (기도)’에서도 죽음을 언급했는데, 김뜻돌에게 죽음은 어떤 의미일까

A : 삶을 멀리서 관찰하는 걸 좋아하다 보니 삶이 어떤 의미인지 반복해서 환기하게 된다. 삶은 언젠간 끝나는 게임이라는 점에서 죽음은 핵심적인 요소이다. 음악을 통해 전하고 싶은 ‘내가 왜 태어나서 왜 살고 있을까’, ‘나의 주변 사람들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등에 관한 문제를 고민하게 되면 결국 마지막에는 죽음을 생각하게 돼서 죽음이 포함되는 것 같다. ‘Kiddo (기도)’는 힘든 고민을 하고 있을 때 누군가를 위해 할 수 있는 최고의 기도는 다시는 이 생의 고통을 반복하지 않도록 빌어주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앨범을 발매한 자정 즈음에 이태원 참사가 있었다. 슬픈 마음으로 ‘내가 할 수 있는 건 기도밖에 없구나’라고 생각했다.

Q : ‘Psychomania’ 뮤직비디오에는 실과 같은 일상적인 범죄 도구가 등장한다. 어떤 의미를 담아내고 싶었나

A : 일상적인 도구를 쓴 이유는 총과 칼처럼 뻔한 콘텐츠 속 살인 도구의 클리셰를 피하고 싶었고, 좀 더 재미있고 키치하게 이야기를 풀고 싶은 마음에서 두꺼운 밧줄보다는 아이들의 놀이인 실뜨기라는 요소를 사용했다. 이미지적으로는 안정감을 느끼게 하면서 장면 전환이나 표정, 구도 같은 면에서 긴장감을 주고 싶었다. 이전까지는 모든 뮤직비디오에서 총괄 감독 역할을 해왔다. 이번에는 새롭게 모든 역할을 감독님께 맡긴 첫 시도였다.

Q : ‘일반쓰레기’에서는 ‘시대는 나를 업고 달린다. NFT메타버스 세계로’ 그리고 ‘Kiddo (기도)’에서는 ‘서울의 집값처럼 지맘대로 왔다 갔다’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현재 시대상을 반영했다. 사회적인 소재를 가사에 담는 이유는

A : 미술관의 작가들은 다양한 사회적 이슈들을 경계 없이다루지 않나. 그래서 ‘음악은 왜 이런 역할을 못 할까’가 의문이었다. 뮤지션으로서 흔한 사랑 이야기보다도 사람들이 새로운 생각을 하게 만드는 음악을 만들고 싶었다. 무엇보다도 지금 나를 가장 잘 설명하고 나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주는 것이 이 사회이기도 하고.

Q : MBC 〈쇼! 음악중심〉에서 ‘비 오는 거리에서 춤을 추자’를 부르기도 했다. 인디음악과 대중음악의 경계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A : 지금은 굉장히 모호해졌다고 생각한다. 간단하게 생각해보자면 출발점이 어디인가를 들여다보면 된다. 독립적으로 음악을 시작했는가 혹은 거대한 자본의 힘을 입어서 만들어졌는가. 이후의 행보는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Q : 〈쇼! 음악중심〉은 어떤 기억으로 남아있을까

A : 기괴한 순간이었다. 우리는 홍대에서 올라온 ‘시골쥐’들인데 ‘역시 이곳은 우리와 맞지 않아’라고 생각했다. 다른 세계에 온 기분이었다.

Q : ‘인천펜타포트락페스티벌 2022’ ‘레인보우 뮤직&캠핑 페스티벌 2022’ ‘2022부산국제록페스티벌’ 등 주요 페스티벌 무대를 빛냈다. 페스티벌 무대는 김뜻돌에게 어떤 에너지를 남겼나

A : 올해에 가장 큰 자극을 받은 무대였다. 가장 많은 관객과 마주했고, 평생 이 순간을 기억하자는 마음가짐으로 무대에 올랐다. 내가 노래하는 순간에 사람들이 같은 감정을 느끼고 다 함께 뛰어노는 걸 보면서 쾌감을 느꼈다.

Q : 김뜻돌이 생각하는 락의 매력은

A : 락은 사람들이 모였을 때의 에너지를 증폭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다. 락은 사람들의 분노, 쾌감, 행복 등 살면서 표출하지 못했던 감정들을 해소할 수 있는 건강한 자극제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더 많은 사람이 락 페스티벌에 와서 경계하지 않고 즐겁게 뛰어놀기를 원하는 것 아닐까. 그 어떤 장르보다도 해방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가장 진입장벽이 낮은 음악이다.

김뜻돌의 프로필

Q : 2019년에는 ‘EBS 헬로루키’로 선정되기도 했고, 올해에는 역대 최고의 경쟁률을 뚫고 ‘뮤즈온2022’의 지원을 받는 아티스트로 선정되었다. 김뜻돌만의 경쟁력은

A : 용감하고 솔직하다는 것. 아무것도 모르고, 아무것도 없더라도 일단 부딪히는 게 내 장점 중 하나다. 지금도 사실 부족하다고 느끼지만, 그냥 한다. 그게 나의 경쟁력이 아닐까.

Q : 2022년은 김뜻돌에게 어떤 해로 기억될까

A : 가파른 성장을 한 해. 올해에는 처음 나가는 페스티벌도 있었고, 앨범도 냈고,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시도들도 많아서 나에게는 파격적인 해였다. 이제 음악을 할 때 덜 두려워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꿈에서 걸려온 전화〉 활동 때에도 아직 준비가 안 됐다고 생각을 했는데 그래도 앨범을 냈다. 어차피 몇 년 뒤에도 준비가 안 될 걸 알았기 때문에. 음반을 낼수록 부족한 것들이 더 많이 보이기에 앨범을 내는 게 조금씩 어려워졌다. 그래도 활동을 하면서 배우는 것들이 많고 올해에는 이만큼 배웠으니 내년에도 이 속도로 계속 가자는 생각을 많이 했다.

「 김뜻돌의 추천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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