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채·한전채 ‘더블 블랙홀’…국내 기업들, 돈줄 더 마른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매파 발언’에 세계 금융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그는 “물가 안정을 위해 더 높은 금리가 필요하다”고 했다.
가뜩이나 불안한 국내 자금조달 시장에도 비상이 걸렸다. 전문가는 미 연준의 지속적 금리 인상 기조에 당장 국내 기업의 자금 경색 현상이 심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국채, 공사채 등 우량채권으로의 자금 쏠림 현상이 가속화하며 채권 시장의 불안이 재발할 수 있다는 우려다.
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한국 국채(3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0.063%포인트 오른 4.158%에 거래됐다. 정부의 채권시장 안정대책 이후 하락세를 보이던 금리가 다시 반등하고 있다. 이는 Fed의 금리 인상 이후 미국 국채 금리 상승에 따른 연쇄 효과다. 2일(현지시간) 미국 국채(3년물) 금리는 0.069%포인트 오른 4.573%에 달했다.
전 세계에서 가장 안정적인 자산으로 꼽히는 미국 국채(신용등급 Aaa급)가 높은 금리 수익까지 보장하면 국내외 자금은 자연히 미국 국채로 쏠릴 수 있다. 반면에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은 한국 국채나 회사채는 기존보다 더 많은 이자를 줘야만 투자자를 끌어들일 수 있다. 특히 신용도가 어중간한 기업이 당장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미국 국채가 전 세계 자금을 끌어들이는 상황에서 국내에선 한국전력공사 등 신용도가 높은 공기업이 높은 금리를 내걸고 시중 자금을 빨아들이는 이른바 ‘더블 블랙홀’ 현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지난 9월 말부터 한전채가 회사채보다 더 높은 금리를 제시하고 있는데도 투자자를 구하지 못해 유찰되고 있다”며 “한계선상에 있는 기업을 낭떠러지로 몰아붙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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