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ET “한국 반도체산업 경쟁력, 대만·중국에 밀린 세계 5위권”

홍수민, 고석현 입력 2022. 11. 4. 00:03 수정 2022. 11. 4.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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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반도체 산업이 시장 점유율은 높지만, 종합 경쟁력을 따지면 하위권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3일 산업연구원(KIET)이 발간한 ‘반도체 산업의 가치사슬별 경쟁력 진단과 정책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메모리 반도체 분야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세계시장 점유율 2위로 높은 위상을 보이나 나머지 분야가 모두 경쟁 열위에 있어 종합 경쟁력은 6개 조사 대상국 가운데 5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종합경쟁력은 미국(96)이 가장 높았고 대만(79), 일본(78), 중국(74), 한국(71), 유럽연합(66) 순이었다. 미국은 시스템반도체(99)와 메모리반도체(91) 등 모든 제품에서 최상위 경쟁력을 보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만은 메모리반도체(69)는 열위이나 시스템반도체(85)에서 높은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은 메모리반도체(87)에서는 높은 경쟁력을 평가받고 있으나 시스템반도체(63)가 비교 대상국 중 최하위로 평가됐다.

이에 따라 한국이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려면 상대적으로 경쟁 열위에 있는 시스템반도체 육성을 위한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보고서는 “시스템반도체를 설계하는 팹리스 분야에서는 수요 분야와 연계된 연구개발(R&D) 추진과 클러스터 조성 등을 통한 시장의 확대가 필요하다”며 “파운드리 분야에서는 국내 파운드리 기업과 팹리스 기업 간 교류 활성화를 통한 성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에 더해 글로벌 반도체 장비 시장의 독과점 구조가 심화하고 기술장벽이 높아짐에 따라, 반도체 장비 자립화율이 낮은 한국이 안정적인 장비 공급선을 확보하기 위해선 미국이 주도하는 ‘칩4’(Chip4) 동맹에 참여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이날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발표한 ‘최근 반도체 장비 교역 동향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반도체 장비 자립화율은 20%에 불과했다. 특히 미국·일본·네덜란드 3개 국가에 대한 수입 의존도가 77.5%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만(70.6%), 중국(56.2%) 순으로 뒤를 이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시장에서 지난해 기준 반도체 장비 수출액 기준 상위 3개국은 일본 312억 달러(약 44조3000억원), 미국 284억 달러(약 40조3200억원), 네덜란드 201억 달러(약 28조5400억원) 등으로 나타났다.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ASML, 램리서치, 도쿄일렉트론, KLA 등 이른바 ‘세계 5대 반도체 장비 기업’이 이들 국가에 소재하고 있어서다.

수입액 기준 상위 3개국은 중국 386억 달러(약 54조 8000억원), 대만 298억 달러(약 42조3000억원), 한국 250억 달러(약 35조5000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국내 반도체 시장에서 세계 5대 반도체 장비 기업의 점유율은 81.3%에 이르렀고, 이들 업체의 국내 매출액은 203억 달러에 달했다.

보고서는 반도체 산업 업황에 따라 앞으로 한국의 반도체 장비 수입액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특히 국내업체가 반도체 장비를 일본·미국·네덜란드 등 수입에 상당수를 의존하고 있어 외교적·지정학적 리스크에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그래서 향후 안정적인 반도체 장비 확보를 위해서는 ‘칩4’ 동맹에 참여하고, 이와 함께 국산화를 위한 연구개발(R&D) 투자를 병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홍수민·고석현 기자 su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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