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2막·3막 시대…사이버대, 평생교육 역할 더 커질 것

남윤서 2022. 11. 4. 00:0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대학의 길, 총장이 답하다


한양사이버대는 학부 뿐 아니라 석사과정도 국내 사이버대 중 최대 규모다. 김우승 총장은 “학생 중심 교육”을 성공의 비결로 꼽았다. 전민규 기자
코로나19 유행 이후 온라인 강의는 대학 교육의 ‘뉴 노멀’이 됐다. 이에 앞서 20여년 전부터 온라인 교육의 길을 닦아온 곳이 바로 사이버대학이다. 최근 사이버대는 학부뿐 아니라 대학원 과정까지 개설하면서 다양한 연령층에서 찾는 교육기관으로 진화하고 있다. 국내 사이버대 중 학생 수나 교원 수에서 최대 규모인 한양사이버대는 올해 개교 20주년을 맞아 ‘사이버대학 리더스 포럼’을 준비하고 있다. 온라인 교육의 혁신과 미래를 고민하는 자리로 만들겠다는 목표다. 김우승 한양대·한양사이버대 총장을 만나 사이버대의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Q : 팬데믹으로 온라인 교육이 익숙해졌는데,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나.
A : “1996년 미국 일리노이대에서 온라인 석사과정을 처음 시작한 뒤 온라인 교육 관심이 커졌지만 확산에는 제약이 많았다. 하지만 갑자기 찾아온 팬데믹은 너무나 빠른 속도로 모든 영역의 언택트(Untact) 문화를 발전시켰다. 교육에서는 많은 시행착오를 거쳤지만, 이제는 온라인 교육을 위한 장비와 도구에 익숙해졌고 수업의 질도 높아졌다. 코로나19가 끝나도 그 편리함과 실용성 때문에 온라인 교육은 계속될 것이다.”

Q : 대학에서 온라인 교육으로 인한 장점은 뭔가.
A : “온라인이라는 선택지가 하나 더 생겼다는 점이다. 수강생 수가 제한된 오프라인 인기 강좌는 학생끼리 수강권을 사고팔기도 한다. 온라인에서는 그런 제한이 사라지고 수업 선택권이 더 넓어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유명한 교수를 모셔서 500명 이상이 듣는 ‘명품강의’도 할 수 있다. 기존 체제였다면 그런 공간이 없었고, 그런 강의를 할 수 있다는 생각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Q : 한양사이버대가 설립된 배경은.
A : “기존 고등교육 시장에는 사각지대가 많았다. 특히 재직자가 대학 교육을 받고 싶어도 시간적, 물리적 제약이 컸다. 앞으로 점점 대학 교육을 원하는 성인이 많아질 것이란 예상으로 20년 전 설립됐고, 결과적으로 예상이 맞아떨어졌다. 대학의 문턱을 낮춰서 누구나 언제 어디서든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Q : 온라인 교육은 질이 낮다는 인식이 있는데.
A : “질 관리는 대학의 몫이다. 만약 관리도 제대로 하지 않고 졸업장을 남발했다면 결국 가치가 떨어져서 시장에서 외면받을 것이다. 우리는 대학원도 운영하고 있는데, 질이 낮다면 누가 찾아오겠는가. 우수한 교수를 뽑고 수업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Q : 수업 관리는 어떤 식으로 하나.
A : “예를 들면 대부분 사이버대는 시험을 기간제로 치른다. 일주일 정도 시험을 열어놓고 원할 때 들어와서 보는 식이다. 그런데 우리는 일반 대학처럼 실시간으로 동일한 시간에 시험을 치른다. 학생들이 힘들어할 수 있지만, 자부심을 느끼는 부분이기도 하다. 또 온라인 수업은 학습 의지가 약해지기 쉬운데, 우리는 튜터 44명과 학업코치 11명이 관리한다. 모든 학생에게 전담 코치를 배정하고,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을 찾아 상담한다.”

Q : 사이버대는 미래에도 지속될 수 있을까.
A : “학령인구가 줄면서 모든 교육기관은 위기다. 하지만 ‘평생교육’ 수요는 점차 늘어날 것이고, 이 분야는 사이버대가 일반대학보다 더 잘할 수 있다. 특히 초고령사회로 바뀌면서 교육의 필요성이 더 커졌다. 한번 배운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여러 번 직업이 바뀌게 되고 그때마다 40대도, 60대도 배워야 하는 시대가 된다는 얘기다. 학생이 아닌 일반인이 매일 학교에 나오기는 어렵다. 고령화사회와 사이버대는 맞닿는 지점이 있다.”
과거 사이버대는 배움의 시기를 놓친 성인이나 재교육을 원하는 직장인이 주로 찾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첫 대학으로 사이버대를 택하는 20대도 늘고 있다. 한양사이버대에 따르면 전체 학생 중 20대가 42.3%에 달한다. 이와 함께 최근 두드러진 변화는 3040의 비중이 줄어든 반면 50대 이상 학생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50대는 전년 대비 12.5%, 60대는 전년 대비 32% 증가했다. 김 총장은 “대기업도 3040 임원이 나오고 50대가 되면 은퇴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며 “평생 직장이 사라진 시대에 사이버대의 역할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Q : 모교인 한양대에서 얻는 이점은.
A : “한양사이버대는 한양대의 온라인 캠퍼스인 셈이다. 모교인 한양대가 쌓아온 신뢰를 바탕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한양대 캠퍼스 안에 사이버대가 있어서 도서관 등 캠퍼스 인프라를 함께 쓸 수 있고 교원과 교육 프로그램 협업도 가능하다.”

Q : 개교 20주년을 맞아 포럼을 여는데.
A : “4차 산업혁명으로 사이버 교육에도 혁신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이달 10일 개최하는 사이버대 리더스 포럼은 개교 20주년을 기념하는 것을 넘어 변화 속에서 사이버대가 어떻게 생존하고 공헌할 것인지 탐색하는 자리다. 미래학자 토머스 프레이가 기조 연설을 통해 인공지능(AI)과 로봇이 온라인 교육에 어떻게 반영될지 얘기할 것이다.”

■ 김우승 총장

「 한양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1년 한양대에 부임해 ERICA 캠퍼스 산학협력단장, LINC사업단장, 부총장을 역임한 뒤 2019년 총장에 취임했다. ERICA 캠퍼스를 ‘학연산 클러스터’로 만든 주역이다. 산학협력에 기여한 공로로 2011년 홍조근정훈장을 받았다.

남윤서 기자 nam.yoonseo1@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