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ur Voice] 소금이 꾸준히 사랑에 대한 가사를 쓰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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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
뭔가에 골몰하고 미친 듯이 써 내려가는 순간에 엄청난 희열을 느껴요.
Q : 이 프로젝트에 함께하기로 결심한 계기는
A : 가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기회 자체가 소중하게 느껴졌다. 또 어떤 마음으로 음악을 만들어왔는지 돌아보는 과정이 앞으로 음악적 여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 초대해 줘서 고맙다!
Q : 가장 나다운 가사로 ‘monologue’ 일부를 꼽았는데
A : 엄청난 성장과 변화를 경험하던 시기에 쓴 곡이다. 주변에서 영감을 미친 듯이 흡수하다가 영국 시인 엘리자베스 브라우닝을 알게 됐다. 그의 시 중 가장 유명한 ‘당신이 날 사랑해야 한다면(If thou must love me)’ 속 ‘사랑을 위해 사랑을 해주세요(Love me for love’s sake)’라는 구절에 완전히 마음을 빼앗긴 뒤 사랑의 개념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빼곡한 메모 중 가장 순수하고 솔직한 생각만 골라 만들었기 때문에 의미가 깊다.
Q : 평소 영어 가사를 즐겨 쓰는 이유는
A : 능숙하지 않지만 어릴 때부터 팝송을 많이 들으면서 자라 영어로 감정을 표현하는 일이 자연스럽다. 사춘기처럼 감정의 파도가 밀려드는 시기에 특히 영어 가사를 즐겨 쓰는 것 같다. 한국어로 너무 적나라하게 표현하기에는 부끄러워서 그러는지도.
Q : 가사를 쓸 때 가장 희열을 느끼는 지점은
A : 그냥 그 행위 자체. 뭔가에 골몰하고 미친 듯이 써 내려가는 순간이 엄청난 희열을 준다.
Q : 첫 작사의 기억을 떠올려본다면
A : 때론 아름답지 않아서 내 가사가 싫은 적도 많지만, 역설적으로 잘 쓰고 싶다는 마음은 점점 커졌다. 2017년 사운드 클라우드에 업로드한 ‘일기(독백)’라는 곡을 기점으로 나도 음악을 통해 내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Q : 가사에 관해 많이 하는 생각이나 고민은
A : 중국에 살아보기도 했고, 일본어 노래를 즐겨 들으며 활용할 수 있는 언어의 폭이 넓어지니 오히려 가사를 쓸 때 혼란스러워지더라. 요즘엔 ‘가사가 꼭 필요한가?’라는 의문도 드는데, 그러면서 바람소리나 물소리 등 비언어적 표현에 관심이 생겼다. 어쩌면 그런 것들이 내 마음을 더 정확하게 표현해 줄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Q : 가사 때문에 더 좋아하게 된 뮤지션이 있다면
A : 다재다능한 영국 여성 뮤지션 엠아이에이(M.I.A). 아름다운 가사와 독특한 음색에서 아티스트가 자기만의 목소리를 낸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배웠다. ‘목소리가 특이하다’는 말을 자주 듣는데 그의 음악을 들으며 나만의 목소리를 내도 좋다는 용기를 얻는다.
Q : 다층적인 사랑에 대해 꾸준히 이야기해 온 당신이 음악을 통해 궁극적으로 하려는 말은
A : 설렘과 정열, 희생과 배려…. 사랑의 모양은 여러 가지지만 결국 사랑만 남았으면 좋겠다. 사랑에 대해 알고 싶을 때 듣자마자 ‘이게 바로 사랑이야!’라고 할 수 있는 곡을 만드는 것이 꿈이다. 앞으로 어떤 장르와 언어로 이야기하든 진짜 사랑을 찾기 위한 나의 고군분투를 흥미롭게 지켜봐주기를.
독특한 음색으로 사랑받는 5년 차 싱어송라이터. 사운드 클라우드에 업로드한 곡들이 입소문을 타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2019년, AOMG 오디션 프로그램 〈사인히어〉에서 최종 우승하며 AOMG에 합류했다. 사랑에 대한 순수하고 서정적인 가사를 즐겨 쓴다.
@sogu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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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ypography by INBOLDE
그래픽 디자이너 박기현이 이끄는 1인 그래픽 디자인 스튜디오. 음악에 대한 애정으로 서울시합창단, KBS교향악단, 대한무용협회 등 여러 예술 집단의 전시와 공연 포스터를 디자인해 왔다. 독특한 음색과 기타 리프, 솔직한 가사 등 박기현은 소금의 ‘monologue’에서 돋보이는 특징들을 디자인 모티프로 활용했다. 기타 소리가 튕기듯 일부 글자에 왜곡 효과를 주고 시간에 따른 깨달음을 노래한 가사에 주목해 소금 알갱이로 모래시계를 형상화한 것처럼.
@inbol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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