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기동대, ‘이태원 참사’ 당시 근처에 있었다

송태화 2022. 11. 3.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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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청 소속 기동대 1개 부대가 '이태원 참사' 당일인 지난달 29일 밤 저녁 참사 현장 인근에 대기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형석 의원은 "참사 현장 인근에 대기 중인 기동대가 있었음에도 지휘체계 문제 속에서 적시 투입이 이뤄지지 않았고, 이 장관은 경찰 병력이 부족했다고 변명하기 급급했다"면서 "향후 상임위와 국정조사 등을 통해 면밀하게 따지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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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동대 1개 대대, 녹사평역 인근서 대기
11건 신고 접수될 동안 대기 근무 유지
이형석 민주당 의원 “지휘 체계 문제”
윤희근 경찰청장이 3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상황실에서 열린 '다중 밀집 인파사고 예방안전관리 대책 관계 장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행정안전부 제공


서울청 소속 기동대 1개 부대가 ‘이태원 참사’ 당일인 지난달 29일 밤 저녁 참사 현장 인근에 대기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집회에 대응하기 위해 배치된 기동대지만 압사 위기에 놓인 시민들이 112 신고로 구조 요청을 했음에도 현장에 투입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이형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3일 경찰청으로부터 제출 받은 ‘10월 29일 경력운용 계획’을 보면 당일 경찰은 용산 지역에 서울청 소속 기동대 3개 부대를 배치했다. 용산에서는 전쟁기념관 인근 집회 등 낮 12시부터 오후 8시까지 총 4개 단체의 집회·시위가 예정돼있었다.

이날 배치된 기동대는 이 같은 집회 상황에 대응하기 위함이었다. 또 서울청 기동대 1개 부대는 다음날 오전 8시까지 근무하는 야간 대기조로 편성돼 있었다. 야간조로 편성된 기동대 1개 대는 광화문 집회 대응을 끝낸 뒤 녹사평역과 삼각지역 인근에서 대기 근무를 했다. 이태원역과 약 800m 떨어져 있는 거리다.

관할 내 이태원에서는 당일 오후 6시34분부터 “압사당할 것 같다”며 위험 상황을 알리는 11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하지만 이 기동대는 참사 현장 인근에서 대기 근무를 유지한 채 현장에 파견되지 않았다. 관내 대기 중인 기동대는 참사가 발생한 뒤 1시간3분여가 지나서인 오후 11시18분에서야 현장으로 투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때는 이태원에서 수십명이 심정지 상태에 빠졌다는 언론보도가 나오던 시점이다.

3일 오후 임현규 신임 서울 용산경찰서장이 방문한 서울 용산구 이태원 파출소에 올해 핼러윈데이와 관련한 작전도가 걸려 있다. 연합뉴스

앞서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참사 이튿날인 지난달 30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에서 핼러윈 축제 현장에 배치할 경찰 경비 병력이 부족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서울 시내 곳곳에서 소요와 시위가 있어 경찰 경비 병력이 분산됐던 측면이 있었다”고 했다. 구체적인 병력 규모에 대해선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지만, 어제도 많은 시민이 (도심 시위에) 모일 것으로 예상돼 경찰 경비 병력 상당수가 광화문 쪽으로 배치됐다”고 설명했다.

사건 당시 기동대가 현장 근처에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경찰의 상황관리 시스템과 보고 체계가 총체적으로 무너졌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형석 의원은 “참사 현장 인근에 대기 중인 기동대가 있었음에도 지휘체계 문제 속에서 적시 투입이 이뤄지지 않았고, 이 장관은 경찰 병력이 부족했다고 변명하기 급급했다”면서 “향후 상임위와 국정조사 등을 통해 면밀하게 따지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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