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간 노동에 인종 차별까지” 3년간 일한 가정부, 제프 베이조스 겨냥 소송

베이조스 측 “근거 없는 주장 … 그가 직원 감독권자”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아마존 창업주인 제프 베이조스 이사회 의장이 그의 집에서 3년간 근무한 전 가정부에 의해 피소됐다.

가정부는 근무 기간 동안 장시간 노동에 시달렸으며 인종 차별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2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2019년 9월부터 3년 가까이 베이조스의 시애틀 집에서 가정부로 일한 메르세데스 웨다는 이날 베이조스의 개인 투자와 재산을 관리하는 두 법인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소장에서 식사나 휴식 없이 10~12시간 동안 일하는 경우가 많아서 자신과 다른 가정부들이 요로감염을 앓기도 했다고 밝혔다. 또 히스패닉계인 그는 베이조스의 개인 직원들로부터 인종 차별을 당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웨다는 소장을 통해 베이조스의 집에는 가정부를 위한 지정 휴게실이 없었으며, 베이조스의 가족들이 집에 머무르면 청소할 때를 제외하고는 집 안에 들어갈 수 없었으므로 세탁실 창문을 통해 밖으로 나와 외부에 있는 화장실을 사용해야 했다고 밝혔다.

웨다의 소송을 대리한 패트릭 레오 맥기건 변호사는 "내 의뢰인은 매우 신뢰할 수 있다"며 "그는 근면한 미국인으로 오랫동안 이 업계에서 일하면서 부유층과 저명인사들을 위해 가사를 돌보았고 누구와도 문제를 일으킨 적이 없다"고 말했다. 과거 웨다는 마이크로소프트 공동 창업자인 고 폴 앨런의 시애틀 자택에서도 일했었는데, 앨런은 베이조스와 대조적으로 가정관리자들의 휴식을 위한 전용 숙소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화장실, 음식 등을 제공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소송을 당한 베이조스 측 변호사는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나섰다. 데이비스 라이트 트레메인 LLP의 해리 코렐 변호사는 이메일을 통해 "웨다의 주장을 조사했지만, 아무 근거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으므로 우리가 방어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익명을 요구한 베이조스 측 관계자는 소송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웨다가 궁극적으로 휴식을 통제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웨다는 수석 가정부 역할을 하면서 직원들의 업무를 감독했으며 야근과 휴식 시간도 스스로 조절했다. 대부분의 시간 동안 그녀는 집에서 혼자 있었다"고 했다.

웨다는 인종 차별 및 근무 조건에 대한 불만을 제기한 후 부당하게 해고됐다고 주장하면서 체불 임금 지급 및 정서적 고통 등에 대한 재정적 손해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