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물가 상승률에 영란은행도 ‘자이언트 스텝’ 밟았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이어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았다. 1989년 이후로 가장 큰 폭으로 금리를 올렸다.
영란은행은 3일 통화정책위원회(MPC)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2.25%에서 3%로 0.75%포인트 인상했다. 8차례 연속 이뤄진 금리 인상으로, 영국의 기준금리는 세계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1월 수준을 회복했다.
영란은행은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인 2020년 초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치인 0.1%로 대폭 낮췄다가, 지난해 12월부터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단행하고 있다. 최근 두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한 뒤 이번에는 보폭을 키워 '자이언트 스텝'을 밟았다.
금융시장에서는 이번 회의에서 영란은행의 0.75%포인트 인상을 유력하게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1일 “영국 재정정책은 지난 8월 회의 때와 비교해 확장 기조로 돌아섰고, 인플레이션의 압력은 여전히 높다”고 분석했다.
영국 물가 상승률 40년 만에 최고치
영국의 물가를 끌어올리는 건 식료품 가격이다. 영국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9월 영국의 식료품·비주류 음료 가격 상승률은 1년 전보다 14.5%로, 전달보다 1.4% 올랐다. 이는 1980년 4월(14.6%) 이후로 가장 큰 상승률이다.
긴축 페달에 발을 올린 영란은행이 물가를 잡기 위해 더욱 공격적인 돈줄 죄기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영국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루스 그레고리는 “만약 인플레이션이 고착화할 경우 영란은행이 12월 금리를 한 번에 1%포인트 인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시장에서 예측하는 영국 기준금리의 고점은 연 4.75%다.
하지만 과도한 긴축에 따른 경기 침체에 대한 경계심으로 영란은행이 긴축의 속도 조절에 나설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도이치뱅크는 내년 5월 영국 최종 기준금리 예상치를 연 4.75%에서 4.5%로 낮췄다.
배정원 기자 bae.ju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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