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서장은 왜 보고하지 않았나… ‘1시간21분’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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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당시 경찰 지휘·보고 체계의 총체적 난맥상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경찰청과 서울경찰청 지휘부 보고 라인의 각 축이 1시간 이상 '부재 중'인 상태에서 현장 피해는 속절없이 커졌다.
경찰청 특별감찰팀은 이날 특별수사본부에 이 서장을 수사의뢰하며 "용산서장은 사고 현장에 늦게 도착해 지휘 관리를 소홀히 했으며 보고도 지연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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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상황관리관은 1시간24분간 자리 비워
참사 주변 CCTV 모니터링 안 돼
이태원 참사 당시 경찰 지휘·보고 체계의 총체적 난맥상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경찰청과 서울경찰청 지휘부 보고 라인의 각 축이 1시간 이상 ‘부재 중’인 상태에서 현장 피해는 속절없이 커졌다. 참사 현장 주변을 비추던 CCTV 등 위험을 미연에 감지할 수 있는 수단도 무용지물이었다.
국민일보가 3일 권은희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경찰의 ‘이태원 사고 관련 상황보고서’에 따르면 이임재 용산경찰서장은 지난달 29일 참사가 발생하고 5분 뒤인 오후 10시20분 현장에 도착했다. 이 서장은 인파 분산을 위해 일대 차량 통제와 안전사고 예방을 지시한 것으로 기록됐다.
이 서장은 늦은 저녁식사 도중 무전으로 상황 보고를 받고 현장을 찾은 것으로 파악됐다. 그 전엔 진보단체 집회 경비를 위해 오후 9시20분까지 휘하 간부들과 용산 대통령실 인근에 머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 도착한 그가 자택에 머무르고 있었던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에게 사고 사실을 처음 보고하려고 전화를 건 것은 오후 11시 34분이었다. 실제 두 사람의 통화가 성사된 건 그로부터 2분 뒤였다. 사고 발생 후 1시간 21분이 흐른 뒤다. 이 서장은 상황 수습에 신경을 쏟다 보고가 늦어졌다고 상부에 설명했다고 한다. 하지만 일선 서에서 서울청으로 올라가는 보고가 1시간 넘게 지연된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내부 목소리도 나온다.
비교적 신속하게 이뤄진 것으로 기재된 이 서장의 현장 출동 과정도 감찰 대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경찰청 특별감찰팀은 이날 특별수사본부에 이 서장을 수사의뢰하며 “용산서장은 사고 현장에 늦게 도착해 지휘 관리를 소홀히 했으며 보고도 지연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짚었다.
이 서장이 대통령실 인근에 매여 있었던 원인으로 지목됐던 집회가 당초 알려진 것보다 일찍 마무리됐다는 설명도 나왔다. 경찰청은 “사고 당일 용산서 관할인 삼각지 인근에서 열린 집회를 포함해 서울지역에서 개최된 모든 집회가 오후 8시30분쯤 종료됐다”고 밝혔다.
이 서장과 더불어 수사를 받게 된 류미진 서울경찰청 인사교육과장도 ‘보고 참사’ 의혹의 중심에 놓였다. 류 과장에겐 사고 당일 상황관리관으로서 당직 근무를 서며 서울청장에게 치안 상황을 알릴 책임이 있었다. 긴급한 사안일 시엔 경찰청 상황실에도 보고해야 했다. 매뉴얼대로라면 그는 당시 서울청 112치안종합상황실에 머물러야 했다.
하지만 류 과장은 본인 사무실에 있었다. 결국 오후 11시39분에야 상황실 팀장에게 보고를 받고 제 자리로 복귀했다. 사고 발생 후 1시간24분이 지난 뒤였다. 서울청장이 용산서장으로부터 전화 보고를 받은 시점보다도 3분 늦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자정을 넘겨 이튿날 0시14분에야 최초 보고를 받았다.
사전에 위험을 감지할 수 있는 체계도 제대로 가동되지 못했다. 참사가 발생한 현장 인근엔 방범·주차 단속을 주 목적으로 수십 대 이상 CCTV가 가동 중이었다. 이들 CCTV는 용산구청 지하 통합관제센터와 연결돼 있었다. 관제실 근무자가 실시간으로 해밀톤호텔 골목 주변 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구조다.
그러나 당일 관제센터에 파견돼 영상을 모니터링하던 경찰은 평시와 다를 바 없이 1명에 그쳤다. 경력 증원 등 별다른 지원 요청도 없었다. ‘압사 당할 것 같다’는 당일 112 신고 등과 연계해 모니터링을 했다면 인파로 인한 위험을 보다 적극적으로 판단할 수 있었을 거란 지적이 나온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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