숄츠 총리 내일 방중…中은 들썩, 美·유럽은 경계, 獨은 내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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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의 4일 베이징 방문을 앞두고 들썩이고 있다.
시진핑 집권 3기 출범에 맞춰 유럽연합(EU)의 중추이자 경제적으로 긴밀한 독일 총리가 중국을 찾는 데 대한 기대감이 크다.
중국은 자국에 우호적이던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가 물러나고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면서 미국 쪽으로 확실하게 기운 유럽과의 관계를 재정립할 기회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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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내에선 ‘중국의 각개격파 전략 경계’ 목소리
“숄츠 방중, 유럽의 딜레마 드러내”
중국이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의 4일 베이징 방문을 앞두고 들썩이고 있다. 시진핑 집권 3기 출범에 맞춰 유럽연합(EU)의 중추이자 경제적으로 긴밀한 독일 총리가 중국을 찾는 데 대한 기대감이 크다. 중국은 자국에 우호적이던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가 물러나고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면서 미국 쪽으로 확실하게 기운 유럽과의 관계를 재정립할 기회로 보고 있다. 중국이 서방의 대중 압박 전선에 균열을 노리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중국 관영 매체는 3일 숄츠 총리의 방중이 무역과 경제 교류를 촉진하고 양국 관계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이라고 환영했다. 허즈가오 중국 사회과학원 유럽연구소 연구원은 글로벌타임스에 “중국과의 디커플링은 독일에 비현실적”이라며 “독일은 합리적인 대중 정책이라는 올바른 길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숄츠 총리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중국을 방문하는 첫 유럽 정상이다.
메르켈 전 총리 시절 독일은 중국과의 관계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2020년 말 중·EU 포괄적투자협정(CAI) 체결을 주도한 이도 메르켈 전 총리였다. 그러나 EU가 지난해 신장위구르자치구 인권 탄압 등을 문제 삼아 중국을 제재하고 중국도 맞대응하면서 관계가 멀어졌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은 대러 제재에 동참하지 않는 중국을 러시아와 한 데 묶어 강하게 비난하고 있다.
주요국 중 이렇다 할 우군이 없는 중국 입장에서 숄츠 총리는 반가운 손님이다. 시기적으로 시 주석의 집권 3기 시작과 맞물려 있어 대내외 선전용으로도 좋다. 중국이 믿는 구석은 경제다. 중국은 6년 연속 독일의 최대 무역 상대국으로 양국의 지난해 교역 규모는 2450억 유로(342조원)를 기록했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추정에 따르면 기업 가치 상위 10위의 독일 상장사 가운데 9곳이 수익의 10분의 1을 중국 시장에서 내고 있다. 숄츠 총리의 방중에 도이체방크, 지멘스, 폭스바겐, 바스프 등 주요 기업의 CEO들이 동행하는 것도 목적이 경제에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 등 서방은 독일이 ‘중국 견제’ 노선에서 이탈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독일 정부는 지난달 경제·국방·외교 등 6개 부처 반대에도 불구하고 최대 함부르크 항만에 중국 국영 해운사 중국원양해운의 지분 참여를 허용했다. 다만 지분 규모가 당초 35%에서 25% 미만으로 줄었는데, 이 과정에 미 정부의 요구가 있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EU 국가 사이에선 지난주 중국의 각개격파 전략을 경계하라는 내부 문건이 돌았다고 한다.
블룸버그통신은 “수십 년 동안 중국을 경제적 기회로 여겨온 유럽은 ‘러시아와의 협력에 성역이 없다’고 선언한 중국과 관계를 강화하는 데 따르는 안보 위험을 재검토하고 있다”며 “러시아처럼 갑자기 폐쇄될 수 있는 시장에 얼마나 의존해야 하는지 딜레마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
독일 연립정부 내에서도 숄츠 총리의 방중에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왔다. 안나레나 배어복 독일 외무장관은 지난 1일 “중국의 정치 시스템이 최근 수년간 전면적으로 바뀌었으므로 대중 정책도 바뀌어야 한다”며 “중국에서 공정한 경쟁과 인권, 국제법 존중이 협력의 전제 조건이라는 점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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