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바람 탄 CHOO, 장타까지 장전
직구·변화구 안 가리고 공략
MLB PS 7경기서 홈런 2방
남은 KS서 장타 생산 기대
추신수(39·SSG 랜더스)는 메이저리그(MLB)에서 뛴 16시즌 동안 포스트시즌(PS)을 7경기밖에 치르지 못했다. 신시내티 레즈 소속이었던 2013년 내셔널리그(NL) 와일드카드 결정전, 텍사스 레인저스 유니폼을 입고 나선 2015·2106년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ALDS) 출전이 전부다. 세 번 모두 다음 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
추신수는 프로 데뷔 뒤 한 번도 리그 우승을 경험하지 못했다. 2021시즌을 앞두고 KBO리그행을 선택한 이유도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기 위해서다. 올해는 소속팀 SSG가 정규시즌 1위에 오르며 한국시리즈(KS)에 직행, 비로소 꿈을 이룰 기회를 맞이했다.
추신수는 지난 1·2일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KS 1·2차전에서 마치 한풀이를 하듯 펄펄 날았다. 1차전에선 선두 타자로 나선 7회 말 최원태의 체인지업을 공략해 한국 무대 PS 첫 안타를 신고했고, SSG가 6-7로 지고 있던 연장 10회 말 1사 1루에서도 김재웅의 포심 패스트볼(직구)을 받아쳐 잘 맞은 우전 안타로 만들었다.
2차전에서도 2안타·1볼넷으로 활약했다. 1회 말 첫 타석에선 상대 좌완 타일러 애플러의 시속 145㎞ 투심 패스트볼을 당겨쳐 우전 안타, 5회도 애플러의 체인지업에 정확한 타이밍으로 배트를 돌려 우전 안타로 연결했다. 1·5회 모두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득점 기회를 만들며 리드오프의 임무를 완수했다. 1차전에서 6-7로 패한 SSG는 2차전은 6-1로 이기며 시리즈를 원점으로 만들었다.
추신수는 정규시즌 막판 왼쪽 늑골 미세 골절상을 당했다. KS 1차전은 9월 18일 두산 베어스전 이후 45일 만에 공식 경기 출전이었다. 실전 감각이 떨어지면 투수의 빠른 공 승부에 어려움을 겪기도 하지만, 추신수의 클래스는 달랐다. KS에서도 평정심을 잘 유지하고 있다. 최대한 공을 많이 봤고, 스윙도 간결했다. 정규시즌 4.09개를 기록한 타석당 투구 수는 KS 1·2차전에서 5.09개로 증가했다.
남은 KS에서는 장타 생산도 기대된다. 추신수는 MLB PS 데뷔전이었던 2013년 10월 2일 피츠버그 파이리츠와의 NL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홈런을 쳤다. 소속팀 신시내티가 1-6으로 지고 있던 8회 초 좌완 토니 왓슨이 구사한 낮은 슬라이더를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겼다. 개인 첫 PS 홈런이었다. 정규시즌 좌투수를 상대로 피안타율 0.216에 그치며 약했지만, 가을 무대에서는 중요한 상황에서 대포를 쏘아 올렸다.
추신수는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2015년 ALDS 5차전에서도 소속팀 텍사스가 1-0으로 앞선 3회 초 상대 선발 마커스 스트로먼의 시속 149㎞ 몸쪽 직구를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겼다. 이전 세 차례 승부에서 안타를 치지 못했던 투수를 상대로 PS 통산 2호포를 기록한 것.
추신수의 PS 출전은 이번 KS를 포함해 9경기뿐이다. MLB에선 정규시즌 데이터가 무의미했다. 그의 장타력에 SSG의 가을 야구가 달렸다.
안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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