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폐렴 아닌 것처럼 이태원 참사 안된다, 10.29 참사라 부르자”
“이태원 참사가 아니라 10·29 참사라 부르자.”
신지영 교수(고려대 국어국문과)가 3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인터뷰에서 이태원 참사라는 명칭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이같이 제안했다.
신 교수는 “이태원이라는 명칭을 붙이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위험한 곳, 사건이 일어난 곳이라고 지역에 낙인을 찍는 행위다”라고 했다.
정부가 ‘참사’ 대신 ‘이태원 사고’라고 명명한 것에 대해서는 “국익을 생각하고 지역민의 마음을 헤아린 것이라면 사고라고 바꾸는 게 아니라 이태원이라는 이름을 빼자고 호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외신에서도 이태원이라는 이야기와 서울 크러시라는 말이 나온다. 한덕수 총리가 외신 기자회견에서도 WHO가 우한 폐렴 대신 COVID19(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라고 지역색을 뺀 명칭을 쓴 것을 이야기하며 그렇게 해달라고 요청했어야 한다”고 아쉬워했다.
진행자 김어준씨는“생각해보니 911테러라고 부르지 맨해튼 테러라고 하지 않는다”고 동조했다.
정부가 분향소에 희생자라는 표현 대신 사망자라고 쓴 것에 대해서 신 교수는 “정부는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했다. 그에 따르면 희생자가 맞다”라고 말했다. 신 교수는 “사망자라는 중립적인 단어를 쓰자고 하지만 이는 매우 정치적인 태도”라고 지적했다. 그는 “피해자 지원금에 대한 불필요한 논란이 생길 수도 있는데 오히려 정부가 나서서 희생자, 피해자라는 걸 강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피해자에게 심리상담을 하고 있는 한국심리학회는 “지역에 대한 편견과 혐오 방지를 위해 이번 일을 10·29 참사라 부르겠다”고 밝혔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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