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 분향소 이름 교체... '사고 사망자'→ '참사 희생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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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심을 좀 잘 잡아주세요."
3일 오후 2시 30분, 서울시교육청 정문 옆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희생자 분향소.
서울시교육청이 지난 10월 31일 분향소에 걸었던 현수막엔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라고 적혀 있었다.
하지만 이날 변경된 분향소 명칭은 '이태원 참사 사망자 합동분향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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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근혁, 권우성 기자]
▲ 정부 지침으로 설치한 이태원 참사 합동분향소 명칭에 ‘사고 사망자’라고 표기한 것이 참사를 의도적으로 축소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는 가운데, 3일 오후 서울교육청에 설치된 분향소 현수막이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 분향소’로 교체되었다. |
ⓒ 권우성 |
"중심을 좀 잘 잡아주세요."
3일 오후 2시 30분, 서울시교육청 정문 옆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희생자 분향소. 서울시교육청 직원 한 명이 동료 직원 3명에게 새로 만든 현수막을 분향소 한복판에 정확히 걸 수 있도록 이같이 말했다.
3일 만에 분향소 명칭 바꾼 이유
이날 새로 만든 현수막을 걸면서 서울시교육청의 분향소 공식 명칭은 3일 만에 바뀌었다. 서울시교육청이 지난 10월 31일 분향소에 걸었던 현수막엔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라고 적혀 있었다. 하지만 이날 변경된 분향소 명칭은 '이태원 참사 사망자 합동분향소'다. '사고'를 '참사'로, '사망자'를 '희생자'로 각각 바꾼 것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조희연 교육감이 직원들과의 논의 끝에 분향소 명칭 변경을 지시한 때는 지난 2일 오후 늦은 시각"이라고 밝혔다.
▲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실국장들이 지난 10월 31일 오후 정문 옆에 차려진 합동분향소에서 헌화한 뒤 묵념을 올리고 있다. |
ⓒ 윤근혁 |
조희연 교육감은 2일 오후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이태원 참사 희생자 156명 가운데 학생 6명과 교직원 1명은 서울 교육 가족"이라면서 "이번 참사 직전 위험을 깨달은 시민들이 경찰에 11차례에 걸쳐 신고했지만, 경찰 시스템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짚었다. 이어 조 교육감은 다음처럼 개탄했다.
"우리는 학교에서 공권력에 대한 믿음을 가르칩니다. 위험을 느끼면, 경찰에게 도움을 청하라고 가르칩니다. 하지만 시민의 자발적인 신고에도 불구하고 참사를 피할 수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아이들에게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요."
그러면서 그는 "저는 우리 학생들이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불신하거나 냉소하게 되는 상황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애도 기간이 끝나면, 이태원 참사와 그 희생에 대한 냉철한 점검과 철저한 대책 마련이 이뤄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도 이날 성명에서 "지금 학생들에게 필요한 것은 이 사회가 안전한 곳이며 다시는 이러한 참사가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는 신뢰를 주는 일"이라면서 "정부가 할 일은 이 참사가 왜 일어났는지 진실을 밝히고, 책임 있는 자들이 온전히 책임을 지도록 하는 것이다. 학생들은 이 과정을 지켜보며 앞으로 자신이 살아갈 세상을 상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 부산시교육청 공식 게시 글. |
ⓒ 부산교육청 |
▲ 세종시교육청 공식 게시 글. |
ⓒ 세종교육청 |
▲ 경북교육청 공식 게시 글. |
ⓒ 경북교육청 |
한편, 17개 시·도교육청 가운데 여전히 '참사'라는 말 대신 '사고'란 표현을 고집하고 있는 교육청은 세종, 대전, 경북, 대구, 부산, 제주교육청 등 6곳인 것으로 나타났다. <오마이뉴스>가 3일 오전 교육청 홈페이지에 올라간 이태원 참사 공식 게시글을 직접 분석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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