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커와 데프트의 만남에 열광하는 이유 [롤드컵]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팬들이 상상 속에서만 그리던 일이 마법이라도 부린 듯 현실이 됐다. LoL e스포츠의 살아있는 두 전설, ‘페이커’ 이상혁과 ‘데프트’ 김혁규가 ‘2022 LoL 월드챔피언십(이하 롤드컵)’ 결승전에서 맞붙는다.
이상혁의 소속팀 T1과 김혁규의 소속팀 DRX는 오는 6일 오전 9시(한국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체이스 센터에서 2022 롤드컵 결승전을 치른다.
LCK 팀 간의 맞대결임에도 불구하고, 이번 결승전은 해외에서도 관심도가 매우 높다. 이상혁과 김혁규가 선수로서 가진 상징성에다, ‘소년만화’를 연상시키는 DRX의 행보가 눈길을 끌어서다.
이상혁과 김혁규는 한국 나이로 27살이다. 프로게이머의 전성기는 대체로 10대 후반~20대 중반에 오는데, 동세대 게이머들이 대부분 은퇴한 상황에서도 여전히 최정상의 경쟁력을 과시하고 있다.
무엇보다 둘의 결승 맞대결에 관심이 모이는 건, 이들이 의심의 눈초리에도 흔들리지 않고 묵묵히 자신들의 길을 걸어왔기 때문이다. 이상혁은 2017년 롤드컵에서 준우승에 그친 뒤 다시 한 번 우승에 도전하기 까지 5년의 시간을 견뎌냈다. 유독 롤드컵과는 연이 없었던 김혁규는 9년이라는 인고의 시간 끝에 데뷔 첫 롤드컵 결승 무대에 섰다. 특히 그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은퇴를 암시하기도 했던 터라 성과가 더욱 극적으로 다가온다.
이상혁과 김혁규는 서울시 강서구 화곡로에 위치한 마포고등학교를 나온 동창이다. 재학 시절 일면식도 없었던 데다가 오랜 기간 경쟁 관계였다 보니 사이가 가깝지는 않다. 그러나 힘든 시간들을 함께 견뎌와서일까. 둘은 종종 서로를 향한 애틋한 마음을 전해왔다. 김혁규는 지난 3월 쿠키뉴스와 인터뷰에서 “같은 팀을 해보거나 그런 적은 없지만 같은 팀을 했던 선수처럼, (상혁이가) 잘할 때 되게 기분이 좋다”며 유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이들의 소속팀인 T1과 DRX가 보인 상반된 서사도 팬들의 흥미를 자아내고 있다.
DRX가 지금까지 보인 롤드컵에서의 여정은 기적에 가까웠다. 롤드컵 선발전에서 KT 롤스터와 리브 샌드박스를 풀세트 접전 끝에 꺾고 가까스로 진출권을 따낸 DRX는 예선격인 플레이-인 스테이지에선 중국의 로열 네버 기브업(RNG)을 제압하는 등 5전 전승으로 그룹스테이지에 진출했다. 그룹스테이지에선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지만 유럽의 우승팀 로그, 중국의 2시드 탑 이스포츠를 제치고 조 1위로 8강에 오르며 파란을 일으켰다.
8강에선 디펜딩챔피언인 중국의 에드워드 게이밍(EDG)에게 리버스 스윕(패패승승승)을 달성하며 4강에 진출하더니, LCK 서머 우승팀 젠지를 3대 1로 완파하고 결승에 올랐다. 대회를 거듭할수록 성장하는 ‘소년 만화’를 연상시키는 DRX의 행보에 팬들은 열광했다. 이제는 내친김에 DRX가 T1을 꺾고 우승을 차지하는 ‘해피엔딩’을 바라는 팬들도 적잖다.
이에 맞서는 이상혁과 T1은 불가피하게 악역을 맡는 모양새다.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무시무시한 경기력에, ‘불사대마왕’이라는 이상혁의 별명까지 더해져 ‘마왕군단’이라고 불리고 있다.
서머 시즌 다소 흔들렸던 T1은 재정비를 거친 뒤 임한 롤드컵에서 크게 향상된 기량으로 난적들을 제압해왔다. 그룹스테이지를 5승 1패, 1위로 통과한 뒤 8강에서 만난 RNG를 3대 0으로 격파했다. 4강에선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징동 게이밍 인텔을 3대 1로 제압했다. 때문에 이번 결승전 역시 '골리앗'과 '다윗'의 대결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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