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새우에 대해 너무나 모른다
◇새우 껍질, 꼬리에 키토산 많다? 흡수 안 된다
새우를 먹을 땐 껍질, 꼬리까지 먹어야 한다는 주장의 근거는 키토산이다. 키토산은 동물성 식이섬유로 불리는데 담즙산 재흡수를 막아 새로운 담즙산 생산을 유도한다. 담즙산은 간에서 생성된 지방 분해 성분이다. 재료로 콜레스테롤이 사용되기 때문에 담즙산 재생산은 체내 총 콜레스테롤 수치의 감소를 의미한다. 또 키토산은 장 안에서 지방과 흡착한 뒤 체외로 배출되기도 한다. 건강기능식품 성분으로 활용되는 까닭이다.
그런데 정확하게 새우 껍질에 있는 건 키토산이 아니라 키틴이다. 게나 가재, 새우 등 갑각류 껍질에는 키토산의 전구체인 키틴이 들어 있다. 키틴을 탈아세틸화해야 키토산이 되는데 인간의 소화기관으로는 할 수 없는 일이다. 가천대 길병원 허정연 영양실장은 “건강기능식품 형태로 유통되는 키토산은 자연 식품에서 추출한 키틴을 화학처리 한 것”이라며 “새우를 직접 먹어서 키토산을 섭취하는 건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새우가 콜레스테롤 덩어리? “혈중 콜레스테롤과는 관계 없어…”
새우엔 콜레스테롤이 많아서 많이 먹으면 안 된다는 말도 있다. 일단 콜레스테롤 함량이 높은 건 사실로 보인다. 일반적인 새우 100g엔 콜레스테롤 189mg이 들어 있다. 같은 양의 돼지고기(73mg)나 쇠고기(90mg)보다 많다. 콜레스테롤은 세포막을 구성하는 지질인데 LDL 콜레스테롤 많이 섭취하면 혈관 협착에 의한 심혈관질환이 일어날까봐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큰 우려를 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외부에서 섭취한 식품의 콜레스테롤은 체내 콜레스테롤 수치에 영향을 끼치지 않기 때문이다. 허정연 영양실장은 “체내 콜레스테롤의 대부분은 간에서 합성되는 내인성 콜레스테롤로 음식을 통해 다량 섭취한다고 해서 총 콜레스테롤이 증가하는 건 아니다”라며 “이러한 이유로 미국 정부 기관인 식생활지침 자문위원회도 식이를 통한 콜레스테롤 섭취 기준을 완화시켰다”라고 말했다.
사실 새우보다 콜레스테롤이 더 많은 건 달걀이다. 100g에 373mg이나 들어 있다. 미국 하버드대 의대 연구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일반인은 매일 달걀 1개, 당뇨병 등 만성질환 환자는 일주일에 2개를 먹어도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지지 않았다. 이를 근거로 미국 식생활지침 자문위원회(DGAC)는 기존 하루 300mg으로 제한하던 콜레스테롤 섭취 권고 조항을 삭제했다. 달걀노른자, 새우, 오징어 섭취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 사이에 연관이 없다는 뜻이다.
한편, 새우는 저열량·고단백 식품이다. 100g당 지방 함량 자체가 0.3g으로 매우 적다. 반면, 단백질 함량은 24g으로 돼지고기(27g), 쇠고기(26g)와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새우엔 타우린도 많다. 타우린은 교감신경을 억제해 혈압을 안정시키는 성분으로 알려져 있다. 칼슘도 많다. 칼슘 함량은 일반적인 어류의 3~4배, 육류의 7~8배에 달한다.
◇시중에서 만나는 건 대하 아닌 흰다리새우, 차이는?
우리가 대하라고 먹는 것들은 대부분 흰다리새우다. 대하 자체가 큰 새우를 의미하기도 하지만 학명을 뜻하기도 한다. 흰다리새우가 보리새우과 ‘Litopenaeus’라면 대하는 보리새우과 ‘Fenneropenaeus Chinese’다. 국립수산과학원 양식산업과 김수경 연구사는 “학명적 대하는 흰점바이러스에 취약해 양식이 안 되므로 전량 자연산이다”라며 “반면 흰다리새우는 양식이 쉬워 전세계적으로 공급되고 있는데 분석 결과에 따르면 대하와 영양 성분 차이는 없다”고 말했다.
대하인지 아닌지 보다 중요한 건 새우를 어떻게 먹느냐다. 김수경 연구사는 “자연산이든 양식이든 살아있는 새우를 먹는 건 비브리오 감염 가능성을 안고 가는 것”이라며 “비브리오균은 해산물의 내장에 많이 서식하는데 새우는 내장이 머리에 있으므로 특히 조심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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