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 살인' 이은해 도피 도운 지인들 최고 징역2년

3일 인천지법서 범인 도피 혐의 선고 공판
재판부 "피고들, 국가 형벌권 행사 곤란케 해"
이은해에 도피자금 1900만원 건넨 혐의는 무죄…"검찰 증거만으론 범행 단정 어려워"

'계곡 살인' 사건 피의자 이은해(왼쪽), 조현수 ⓒ연합뉴스

'계곡 살인' 사건으로 검찰 수사를 받던 이은해(31·여)와 조현수(30·남)의 도피를 도운 이들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5단독 박영기 판사는 3일 범인도피 혐의로 기소된 A(32) 씨와 B(31) 씨의 선고 공판을 열고 이들에게 징역 2년과 징역 1년을 각각 선고했다.

박 판사는 "피고인들은 국가의 형벌권 행사를 곤란하게 해 엄정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며 "과거 실형을 3차례 선고받은 전력이 있는 A 씨는 주도적으로 범행하고도 모든 책임을 B 씨에게 떠넘기면서 혐의를 부인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B 씨는 A 씨와의 공모 관계를 부정하면서 모든 책임은 자신에게 있다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였지만 이는 A 씨의 범행을 은폐하려는 시도"라며 "진정한 반성으로 평가하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법원은 다만 A 씨와 B 씨가 지난 1∼4월 이은해와 조현수에게 불법 스포츠도박 사이트 등을 관리하게 하고 수익금 1900만원을 도피자금으로 쓰게 한 혐의는 무죄라고 봤다.

박 판사는 "피고인들이 도피자금 제공과 관련한 혐의를 부인하는데다 검찰 증거만으로는 범행을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검찰은 앞서 지난달 22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A 씨에겐 징역 6년을, B 씨에겐 징역 3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당시 "이은해와 조현수는 수사망이 좁혀오자 도주해 완전범죄를 꿈꿨다"며 "그 계획의 시작과 끝에 피고인들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A씨 등은 지난해 12월 살인 등 혐의로 불구속 상태에서 검찰 조사를 받던 이은해와 조현수의 도피를 도운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이은해와 조현수는 A씨 등으로부터 도피 자금과 은신처를 구해달라고 부탁한 혐의(범인도피 교사)로 추가 기소됐다. 이은해의 중학교 동창(31·여) 등 또 다른 조력자 2명도 기소돼 현재 재판을 받는 중이다.

이은해는 지난 2019년 6월 30일 오후 8시 24분께 경기도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남편 윤모(사망 당시 39세)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지난달 말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이은해의 공범으로 기소된 내연남 조현수는 징역 30년을 선고 받았다. 이은해와 조현수는 1심 판결에 불복해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검찰의 2차 조사를 앞두고 잠적했다. 이후 4개월 만인 지난 4월 경기도 고양시 삼송역 인근 오피스텔에서 경찰에 검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