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홍콩증시 4500억 달러 '깜짝 랠리' 이틀만에 꺼진 까닭
3일 중국 상하이 증시가 0.74% 하락한 2981.2포인트로 개장했으며 선전 증시도 1%대의 하락세로 출발했다. 홍콩 항셍 테크 지수는 3.05% 하락세로 이날 거래를 시작했다. 지난 1~2일 상하이·홍콩 증시의 4500억 달러 규모 랠리가 깜짝 반등에 그칠 가능성이 커졌다.
앞서 지난달 23일 중국공산당 20차 1차 전체회의에서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친위대 일색의 상무위원 인사에 실망한 투자자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면서 발생한 ‘차이나 런’은 지난 1일 트위터 하나로 극적 반전이 일어났다. 이날 정오경 상하이에 본사를 둔 쓰루이(思睿, GROW Investment Group) 투자 자문사의 파트너 겸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훙하오(洪灝)가 트위터에 영문으로 “왕후닝(王滬寧) 정치국 상무위원이 이끄는 ‘리오프닝 위원회’가 구성됐다고 들었다”며 “위원회는 미국·홍콩·싱가포르의 코로나19 데이터로 여러 재개방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으며 목표는 2023년 3월 재오픈이다”라고 했다.
트위터 발표 직후 중국 자산시장의 폭등이 시작됐다. 약세를 보이던 인민폐 환율이 강세로 돌아섰고, 홍콩 증시가 급등하면서 항셍테크 지수는 8% 올라 지난 4월 이후 하루 최대 폭 상승을 기록했다. 중국 상하이·선전 지수도 하루 최대 폭의 반등에 성공해 상하이·선전 300지수가 3.6% 포인트 상승으로 장을 마쳤다. 지난 3월 이후 하루 최대 상승 폭이었다. 외신은 4500억 달러 랠리라고 보도했다. 방역 정책 완화 가능성에 2일에도 상승세는 이어지면서 백신과 도박 관련주를 중심으로 장을 주도했다.
이틀간의 깜짝 반등은 3일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싱가포르 연합조보는 이날 중국의 ‘제로 코로나’가 단기간 안에 끝나기 어렵다는 기사를 싣고 최근 중국 내 방역 강화 조치를 근거로 제시했다. 먼저 중국 외교부다. 트위터가 올라온 1일 오후 자오리젠(趙立堅)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관련 사항을 알지 못한다”고 답하고 해당 질의응답은 외교부 홈페이지에도 게재하지 않았다. 중국이 밝히고 싶지 않은 내용을 다루는 방식이다.
국제 행사도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지난달 31일 세계육상협회는 내년 5월 광저우(廣州)에서 열릴 예정이던 세계육상릴레이대회를 2025년 2분기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내년 3월 난징(南京)에서 거행 예정이던 세계 실내육상선수권대회도 2025년 3월로 연기된 상태다.
제로 코로나 해제가 당분간 어렵단 건 시진핑 주석의 육성으로 확인된다. 시 주석은 지난달 16일 당 대회 개막식 업무보고에서 “제로 코로나는 흔들리지 않고 견지한다”고 강조했다. 개막 직전 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3일 연속으로 제로 코로나 고수를 강조하는 칼럼을 게재하며 방역 완화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실제 중국 현지의 방역은 강화 추세다. 당 대회 폐막 후 전 중국에서 확진자가 늘면서 시닝(西寧)·난징·시안(西安)·정저우(鄭州)·우한(武漢)·광저우 등 대도시에서 단계적 봉쇄 조치에 들어갔다. 모두 중국 투자자들의 기대와 정반대 상황이다. 일본 노무라 연구소는 현재 중국 전역에서 2억3000만 명이 봉쇄 영향을 받고 있으며 지난달 27일까지 약 31개 도시가 모종 형식의 봉쇄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중국 전체 인구의 6분의 1이 제로 코로나 영향을 받고 있으며 이는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25%에 해당하는 규모라고 덧붙였다.
상하이 디즈니랜드는 확진자 1명 방문으로 31일 하루 동안 2만여명의 관람객을 가둔 채 폐장을 선포했다. 지난달 28일 갓 취임한 천지닝(陳吉寧) 상하이 당서기는 취임 일성으로 “정치 스탠스를 제고하고 제로 코로나 견지에 추호의 흔들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허난(河南) 정저우의 애플 아이콘 생산 폭스콘 공장에서는 방역 봉쇄를 견디지 못한 직원들의 대규모 탈출이 이어지면서 11월 아이폰 출하량이 30%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중국 국무원은 지난달 25일 국가발전개혁위·상무부·공업신식화부·자연자원부·생태환경부·교통운수부 연명으로 “제조업 중심으로 기존 외국자본의 안정과 확대를 위한 정책 조치”를 발표해 외국 자본에 대대적인 토지 제공과 금융과 상장 편의 등을 약속했지만 제로 코로나 정책을 유지하는 한 실효를 거두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높다.
연합조보는 “강력한 유인책들이 차이나런을 막을 청사진을 제공하지 못했다”면서 “당국이 포스트 제로 코로나 시대를 시작한다고 공론화하거나 구체적인 방역 완화 조치가 나오지 않는 한 중국에서 제로 코로나가 단기간 안에 끝날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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