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낙규의 Defence Club]북한이 ‘비질런트 스톰’에 민감한 이유

양낙규 2022. 11. 3.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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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훈련 F-35B 등 240여대 동원한 역대 최대 규모
스텔스기에 평양 방공망 무력화할 그라울러까지 동원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한국과 미국이 북한 도발과 관련해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Vigilant Storm) 기간을 연장하기로 했다. 북한이 비질런트 스톰 훈련을 민감하게 생각하는 만큼 억제력을 보여주겠다는 의미다. 북한이 ‘비질런트 스톰’ 훈련에 민감한 이유는 규모와 전력 때문이다.

공군에 따르면 올해 비질런트 스톰은 우리 공군 F-35A, F-15K, KF-16 전투기, KC-330 공중급유기 등 140여 대와 미군의 F-35B 전투기, EA-18 전자전기(Growler) , U-2 고공정찰기, KC-135 공중급유기 등 100여 대를 포함해 모두 240여 대가 참여하는 대규모 훈련이다. 일본 이와쿠니 미군기지에 주둔하는 F-35B 스텔스 전투기는 최초로 국내 기지에 착륙해 훈련에 참여했으며 호주 공군도 처음으로 한미 연합훈련에 동참해 KC-30A 공중급유기 1대를 투입했다.

지난해 12월 이뤄진 연합공중훈련에서 우리 군 공중전력 90여 대와 미 공군 공중전력 60여 대가 참가한 것과 비교하면 규모가 일부 확대된 것. 앞서 올해 4월 연합공중훈련에선 공군기 50여 대와 미 공군기 20여 대가 참가했다.

규모도 규모지만 훈련에 투입되는 전력자체도 막강하다. 북한이 가장 민감하게 생각하는 기종은 최신예스텔스전투기인 F-35다. 북한은 우리군의 F-35A도입을 놓고 ‘무력증강 책동’, ‘첨단공격형 무기’ 라며 여러 차례 거센 비난을 쏟아내기도 했다.

북한이 이토록 F-35스텔스기에 예민하게 구는 것은 무엇보다 레이더에 쉽게 잡히지 않기 때문이다. 스텔스기와 비스텔스기는 성능 격차는 크다. 스텔스기는 레이더와 적외선 탐지기, 음향 탐지기 등 현존하는 탐지장비로는 식별하기 매우 어렵다. 적의 대공망에 포착되지 않고 은밀하게 목표물을 정밀 타격할 수 있다. F-22의 경우 레이더반사면적(RCS)이 10원짜리 동전(1㎠), F-35는 탁구공(10㎠)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의 레이더로는 F-35는 30㎞, F-22는 10㎞ 이내에 들어서야 겨우 탐지할 수 있다는 의미다. 탐지자산에 한계가 있는 북한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EA-18 전자전기도 북한이 두려워하는 기종이다. 전자전 공격기 보유하나만으로도 그 나라의 전투력이 상승할 정도로 전략적인 공격기로 손꼽힌다. 2009년 말부터 전력화되어 2011년 3월 리비아 공습작전인 오디세이 새벽 작전에도 참가해 실력을 인정받았다.

EA-18 전자전기는 북한의 ‘거미줄 방공망’을 무력화하기에 충분한 전력이다. 미 중앙정보국(CIA)도 북한의 방공망 밀도가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를 내린 바 있다. 북한은 한미 연합 공군전력 저지를 위해 평양 일대에 4중의 방공체계를 구축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지대공미사일은 최대사거리 260~300㎞에 이르는 SA-5(Gammonㆍ고고도·40여기), 최대사거리 13~35㎞의 SA-3(Goaㆍ저ㆍ중고도·140여기) 지대공미사일, 최대사거리가 48㎞의 SA-2(Guidelineㆍ중ㆍ고고도·180여기)로 추정된다.

반면, 북한의 공군력은 현재도 한국군에 크게 뒤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은 노후한 Su-25, MIG-19, 21, 23, 29 등을 보유하고 있지만 한국군의 F-15K나 KF-16 전투기와 성능면에서 차이가 있다. 여기에 F-35A 스텔스기를 한국군이 보유하게 되면서 북한으로서는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공군력으로는 맞대응이 불가능하다보니 ‘힘의 균형’ 차원에서 새로운 위협을 조성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전력을 보충하고 있는 실정이다.

북한은 지난달 전투기 150대를 동원해 훈련했다고 발표했지만 실제는 40여 대에 불과하고 추락한 전투기까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백서에 따르면 북한 공군은 800여 대의 전투기를 보유하고 있지만 노후화는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달 북한은 훈련사진을 공개했지만 일부 전투기에서 검은연기가 눈에 띄면서 엔진의 노후화까지 의심케 했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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