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한 곳 뚫고, 기계 1대는 고장 나고…” 광산 매몰 실종자 가족이 본 현장

윤슬기 2022. 11. 3.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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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봉화군 광산 매몰 사고가 9일째 접어든 가운데 매몰된 광산노동자의 가족이 현장 상황을 전했다.

3일 자신을 50대 광산노동자의 조카라고 밝힌 A씨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구조가 지연되고 있는 상황과 관련해 "대통령님의 지시가 있었음에도 일 처리가 일사천리로 되지 않는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지난달 26일 봉화군 소천면 서천리에 있는 아연 광산 지하에서 갱도 레일 작업을 하고 있었던 50대와 60대 노동자 2명이 고립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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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년 전 도면으로 좌표 설정 … “헛발질했다”
“대통령 지시에도 구조작업 일사천리 진행 안돼”
경북 봉화군 광산 매몰 사고 9일째인 3일 오전 고립된 작업자 2명의 생존 신호를 확인하기 위해 투입된 시추기 중 2대가 '구조 예상 지점'에 도달했다. 고립된 작업자 가족들이 뒤에서 지켜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윤슬기 기자] 경북 봉화군 광산 매몰 사고가 9일째 접어든 가운데 매몰된 광산노동자의 가족이 현장 상황을 전했다.

3일 자신을 50대 광산노동자의 조카라고 밝힌 A씨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구조가 지연되고 있는 상황과 관련해 "대통령님의 지시가 있었음에도 일 처리가 일사천리로 되지 않는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지난달 26일 봉화군 소천면 서천리에 있는 아연 광산 지하에서 갱도 레일 작업을 하고 있었던 50대와 60대 노동자 2명이 고립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실종된 노동자들은 지하 190m 지점에 고립된 것으로 추정되며, 갱도 수평공간이 가로와 세로 각각 2.1m 정도로 넓어 실종자들의 생존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구조당국에 따르면 3일 오전 5시께 작업자 생존 신호를 확인하기 위한 천공기 2대가 잇따라 시추 작업에 성공했다. 하지만 앞서 구조작업은 난항을 겪었는데, 투입된 시추 기계 2대 중 1대에서 고장이 발생해 수리했고 1일 생사 확인을 위해 1차(76㎜)에 이어 2차(98㎜) 천공기로 진행한 시추 작업을 진행했으나 좌표 설정 오류로 실패했다.

A씨는 "경북도지사님이 내려오시고 그 전날 대통령님 지시사항이 있어서 이곳에 시추 기계가 두 대가 그때부터 들어왔었다"며 "그때 시추 기계 하나는 고장이 난 거였고 시추 하나는 헛발질을 해서 다른 곳에 뚫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희가 그것에 대해 너무 화가 나서 대체 어떠한 근거와 자료를 가지고 이 자리를 정했느냐 했더니 이 (광산)회사의 대표자가 지시한 그곳에, 20여년 전 도면을 가지고 그곳을 정했다는 얘기를 듣고 너무 어이가 없었다"고 토로했다.

사고 당시 작업하고 있었던 광부는 총 7명으로, 실종자 2명을 제외한 광부 5명은 탈출에 성공했다. 이들 중 2명은 당시 지하 30m 지점에서 작업하다 이상 신호를 감지해 26일 오후 8시쯤 자력으로 탈출했고, 3명은 업체 측에 의해 3시간여 만에 구조됐다.

A씨는 "저희 삼촌은 제일 깊은 곳 190m에 있었고, 탈출하신 분들은 다행히도 펄(토사)이 쏟아지기 전 갱보다 위에서 계셨기 때문에 탈출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A씨는 열악한 작업 환경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는 "삼촌이 경제적으로 넉넉지 않으니까 여기까지 와서 일한 건데 저도 처음 어제 영상으로 뚫린 작업환경을 봤다"며 "너무 말이 안 나오게 힘든 작업 하는 곳에서 일하고 계셨다"고 전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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