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美 민주주의 공격 받고 있다"…野 "대통령이 편가르기" 비판

박현영 2022. 11. 3.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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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일 민주주의가 위협받고 있다고 연설했다.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미국 민주주의가 공격받고 있다"면서 오는 8일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에 표를 달라고 호소했다. 선거를 6일 앞두고 민주당이 열세에 놓이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 불복을 상기하며 지지자 결집을 노린 행보로 해석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가까운 유니언 역에서 열린 민주당 주최 행사에서 연설했다. 지난 대통령 선거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선거에 불복하며 폭동을 일으킨 의회에서 가까운 곳을 연설 장소로 선택한 것은 의도가 담겼다고 CNN을 비롯한 미국 언론은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더는 민주주의를 당연시할 수 없다"면서 이번 선거에 나라의 운명이 걸렸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에 출마한 공화당 후보들이 불복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주지사, 상원의원, 하원의원, 주 법무장관, 주 국무장관 등 공직 출마 후보 중 자신이 출마한 선거 결과를 수용하지 않는 이들이 있을 것"이라며 "이는 미국이 혼돈으로 가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전례가 없고, 불법이며, 미국적이지 않다"고 덧붙였다. 투표 결과에 불복하려는 사람들에게 표를 주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MAGA 공화당원"들이 독재주의를 갈망하고 있다고 말해 트럼프 전 대통령과 지지자들을 직접 겨냥했다. '미국을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의 머리글자를 딴 MAGA는 트럼프 진영을 상징한다.

공화당 내 소수이지만 초강경 MAGA 지지자들이 당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면서 "공화당원들은 2020년 (대선 때) 유권자 권리를 짓밟고 선거 체계를 전복하려다 실패했지만 이번에는 성공해보려 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지지자들의 대선 부정 의혹과 2021년 1월 6일 발생한 의회 폭력사태를 겨냥한 발언이다.

최근 발생한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남편 습격 사건과 관련해 "이 나라에서 정치 폭력을 용인하는 사람들, 혹은 침묵을 지키는 사람들이 우려스러울 정도로 늘고 있다"며 "침묵은 공범"이라고 했다. 정치적 목적을 위한 폭력의 문제점을 지적해 공감대를 넓히고자 했다.

민주주의 수호와 폭력 반대는 미국인 상당수가 공감할 주제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 의도가 적중할지는 미지수다. 유권자들은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은 경계하지만 가장 시급한 우선 수위로는 생각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지난달 18일 발표된 뉴욕타임스와 시에나대 여론조사에서 전체 유권자의 71%는 민주주의가 위험에 처해 있다고 응답했지만, 7%만이 민주주의를 미국이 직면한 가장 중요한 문제로 꼽았다.

폭스뉴스 등 야권은 대통령이 오히려 나라를 분열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폭스뉴스는 "미국을 통합하겠다던 대통령이 먼저 편 가르기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park.hy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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