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연 작가 개인전 ‘Hospital Diaries’ 11월 2일부터 플러스나인 갤러리에서 개최
“양 팔에는 주사를 맞을 혈관도 찾기 어렵다. 혈관이 숨어버린다는 말도 들었다. 그건 죽음의 암시일까”
“허황한 시간, 그 그림자에 속아 청춘은 청춘으로 남긴 불장난... 50년, 우리들, 최고의 약속...”
- 김호연 화백 병상일기 中 -
영화 ‘경주’의 춘화작가로 잘 알려진 김호연 작가의 66번째 개인전 ‘Hospital Diaries’가 11월 2일부터 8일가지 서울 인사동에 위치한 플러스나인 갤러리에서 개최된다. 암 투병 중인 작가의 고통과 진솔한 소회가 담긴 병상 스케치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김호연 작가는 뉴욕 주립대 초청교수를 거쳐 26년간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 미술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서양화를 전공했지만 신과 인간에 대한 호기심, 생사에 대한 의문을 가지며 현재 작품세계의 원류라고 볼 수 있는 ‘샤머니즘’을 캔버스에 담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무녀들의 수호신인 ‘바리공주’, 죽은 이를 위한 노래인 ‘황천무가(黃泉巫歌)’, 장수를 기원하는 ‘십장생’시리즈 등을 선보였다. 경주 풍경과 달마, 백호 등도 즐겨 그렸다.
김 작가의 작품은 2014년 개봉한 장률 감독의 영화 ‘경주’의 모티브가 되기도 했다. 우연히 경주의 한 찻집에 들렀던 장 감독은 그곳에서 왠지 묘하게 눈길과 마음을 끄는 춘화를 만났고, 영화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봤던 그 춘화를 그린 이를 수소문했다. 그렇게 찾아낸 김 교수의 춘화는 영화 내내 작품의 주요 소품으로 활용됐다.
이번 전시회에는 김 작가의 대표작 십장생도 등 작품 40여점이 소개된다. 특히 작가가 암 투병 중의 일과와 감정을 가감 없이 써내려간 병상 스케치도 함께 전시된다. 생사를 넘나드는 고통 속에서도 담담히 써 내려간 기록이 처연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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