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비닐봉투, 이제 돈 주고도 못 산다? 퇴출당하는 일회용품 정보 모음.zip

최근 편의점에 들어서기 전에 이런 알림문을 보신 적 있으신가요? '비닐봉투 없습니다'. 이달 24일부터 편의점에서 일회용 비닐봉투 제공이 '금지'됩니다. 그럼 산 물건들을 어떻게 들고 가냐고요? 이제 그런 변명을 하기에 환경오염이 겉잡을 수 없는 수준까지 왔다는 방증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그 동안 카페의 플라스틱 빨대나 일회용 컵 사용을 금지한다는 말은 많이 나왔고, 실제로 정책 시행을 체감하신 분들도 많을 거예요. 2019년부터 일회용품 규제를 강화하는 정책들이 본격화했거든요. 하지만 그 이후부터 지금까지 당국의 계도는 '방치형'에 가까웠습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는 오히려 일회용품 사용이 권장되기도 했죠.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지금은 강제성 있는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고요.

그럼 24일부터 무엇을 어떻게 쓰지 않으면 되는 걸까요? 일단 편의점과 제과점에서 물건을 담아 주던 비닐봉투는 완전히 사용이 금지됩니다. 돈을 주고 사는 것도 안돼요. 종량제 봉투나 종이봉투, 다회용 쇼핑백 구매는 가능합니다. 이를 어길 시 상점 측은 최대 3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받습니다. 편의점 내에선 나무젓가락 사용도 할 수 없게 되는데요. 컵라면이나 도시락을 먹을 때가 아니면 다른 즉석식품이나 조리식품 취식시엔 나무젓가락을 쓸 수 없어요. 기준이 약간 아리송하죠? 비닐봉투도 현행 규칙상 약국이나 음식점에선 쓸 수 있다고 해요.

음식점에선 일회용 컵/접시/젓가락/물티슈와 플라스틱 빨대 사용이 금지됩니다. 매장 내에서만요. 합성수지가 아닌 생분해성으로 제조된 용기나 빨대는 또 사용이 돼요. 식당에서 사용되는 일회용 비닐장갑이나 앞치마는 위생용품이기 때문에 규제의 대상이 아닙니다.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개막과 함께 한창 응원에 목말랐을 관객들도 이전처럼 플라스틱 혹은 풍선으로 된 응원 도구를 사용할 수 없어요. 한 번 쓰고 버려지는 도구의 양이 원체 막대하다는 건 다들 알고 계실 거예요. 비슷한 맥락에서 백화점 등 대규모 점포 출입구 앞에 설치된 우산 비닐도 쓸 수 없게 됩니다.

그런데 이렇게 강력한 규칙 시행을 약 3주 앞둔 시점에서 당국은 '계도기간'을 1년으로 설정했습니다. 1년 동안은 부득이한 상황이라면 일회용품 사용을 봐 준다는 소리인데요. 안 좋은 선례가 있어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일회용컵 보증 제도는 올 6월에서 12월로 반 년 정도 유예됐는데요. 이미 적지 않은 준비 기간을 거쳤음에도 세종, 제주 등의 일부 지역에서만 제도 본격 시행을 예고했습니다. 그러니까 관련 사업이 축소됐다는 말이죠. 이런 식으로 줄곧 미루다 보면 정책 자체가 흐지부지되거나, 오히려 국민 혼란이 생길까 걱정이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