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 달린 아이' 따돌림 당하던 마다가스카르 청년, 한국서 새 삶 찾았다

이관주 2022. 11. 3.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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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안에 생긴 15㎝ 이상 얼굴 크기만 한 거대종양으로 일상생활이 어렵고 '징그러운 혹이 달린 아이'라며 동네에서 따돌림까지 받던 마다가스카르의 한 청년이 한국을 찾아 새로운 삶을 얻게 되었다.

서울아산병원 성형외과 최종우 교수팀은 마다가스카르 오지의 열악한 의료 환경 탓에 입안에 얼굴만 한 크기의 종양을 방치해 온 플란지씨(Flangie·22)의 거대세포육아종을 제거하고 아래턱 재건 및 입술 주변 연조직 성형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3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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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10g 달하는 종양 10년간 달고 살아와
8시간 대수술 끝 성공적 제거
한국을 찾아 얼굴 크기만 한 종양을 성공적으로 치료받은 플란지(왼쪽)에게 수술을 집도한 최종우 서울아산병원 성형외과 교수가 귀국을 앞두고 덕담을 건네고 있다.[사진제공=서울아산병원]

[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입안에 생긴 15㎝ 이상 얼굴 크기만 한 거대종양으로 일상생활이 어렵고 '징그러운 혹이 달린 아이'라며 동네에서 따돌림까지 받던 마다가스카르의 한 청년이 한국을 찾아 새로운 삶을 얻게 되었다.

서울아산병원 성형외과 최종우 교수팀은 마다가스카르 오지의 열악한 의료 환경 탓에 입안에 얼굴만 한 크기의 종양을 방치해 온 플란지씨(Flangie·22)의 거대세포육아종을 제거하고 아래턱 재건 및 입술 주변 연조직 성형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3일 밝혔다. 미소를 되찾은 플란지씨는 5일 귀국을 앞두고 있다.

플란지씨는 8세 때 어금니 쪽에 통증이 있어 어머니의 도움을 받아 치아를 뽑았다. 이때 발치가 잘못된 탓인지 어금니 쪽에 염증이 생기기 시작했지만, 근처에 제대로 된 의료시설이 없어 치료받지 못한 채 10여년을 방치했다.

작았던 염증은 거대세포육아종으로 진행되며 점차 커졌다. 거대세포육아종은 100만명당 1명에게 발병한다고 알려진 만큼 희귀한 질환이다. 플란지씨의 경우 오랜 기간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해 종양이 입 밖으로 튀어나올 만큼 거대해졌다. 음식을 먹는 것은 물론 대화하는 것도 점차 힘들어졌고, 종양을 만지거나 잘못 부딪히면 출혈이 자주 발생해 일상생활이 점점 어려워졌다.

그러다 마다가스카르에서 의료 봉사활동을 하는 이재훈 의사가 지난해 우연히 플란지씨를 보게 되면서 희망이 싹텄다. 이 의사는 수술이 가능한 한국의 의료기관을 수소문했고, 서울아산병원이 흔쾌히 응했다. 이 의사는 2018년 아산사회복지재단에서 선정한 아산상 의료봉사상 수상자로 서울아산병원과 인연이 있다.

20시간의 비행을 통해 한국에 온 플란지씨는 9월 16일 최 교수팀으로부터 8시간이 넘는 대수술을 받았다. 크기는 15㎝, 무게는 810g에 달하는 거대육아세포종을 제거하고, 종양으로 인해 제 기능을 못 하던 아래턱을 종아리뼈를 이용해 재건한 뒤 종양 때문에 늘어나 있던 입과 입술을 정상적인 크기로 교정했다. 플란지씨는 장시간의 수술을 무사히 이겨냈다.

플란지씨는 “마다가스카르에서는 치료할 수 없다고 포기한 내 얼굴을 평범하게 만들어주시고, 가족처럼 따뜻하게 대해주신 서울아산병원 의료진에게 감사드린다”며 “원래는 평생 혹을 달고 살아야 한다는 좌절감뿐이었는데 수술이 가능하다는 얘기를 듣고 처음 꿈이 생겼다. 선교사가 되어 나와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전달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플란지씨의 경우 심각한 영양결핍 상태여서 전신마취를 잘 견딜지부터가 걱정이었고, 종양 크기도 생각보다 거대해 염려가 컸다"면서 "잘 버텨주어 건강하게 퇴원하는 것을 보니 다행이고, 안면기형으로 인한 심리적 위축을 극복해 앞으로는 자신감과 미소로 가득한 인생을 그려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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