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173-7 그 좁은 골목... 그곳엔 꽃들도 포개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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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기 너머로 눈물을 훔치는 소리가 들렸다.
이태원 압사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시 <미안하다, 용서하지 마라> 를 쓴 김의곤(59, 경남 함안)씨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울고 있다. 미안하다,>
김씨가 쓴 시 <미안하다, 용서하지 마라> 는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널리 알려지면서 이태원 참사를 추모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있다. 미안하다,>
배우 정우성씨도 인스타그램에서 이태원 참사를 추모하며 김씨의 시를 공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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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효 기자]
▲ 지난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압사 참사 현장 부근인 이태원역 1번 출구에 마련된 추모공간에서 시민들이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
ⓒ 권우성 |
이태원 173-7
그 좁은 골목길에
꽃조차도 놓지마라
꽃들 포개지도 마라
- <미안하다, 용서하지 마라> 일부
전화기 너머로 눈물을 훔치는 소리가 들렸다. 이태원 압사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시 <미안하다, 용서하지 마라>를 쓴 김의곤(59, 경남 함안)씨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울고 있다.
김씨가 쓴 시 <미안하다, 용서하지 마라>는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널리 알려지면서 이태원 참사를 추모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있다. 배우 정우성씨도 인스타그램에서 이태원 참사를 추모하며 김씨의 시를 공유했다.
▲ 김의곤씨의 시 <미안하다, 용서하지 마라>를 올린 배우 정우성씨의 인스타그램. |
ⓒ 정우성 |
그는 "참사로 인한 충격이 너무 컸다. 이틀 정도 머리 속으로 생각하다가 이 슬픔과 비통함을 표현하고 싶어 시를 썼다"고 말했다. 김씨 주위에는 이번에 희생된 사람은 없지만 지인의 딸이 이태원 참사 현장에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창원에 살다가 지금은 서울로 이사를 한 지인이 있다. 그 사람의 딸이 이태원 참사 당시 주변에 있었다고 한다"며 "딸은 1시간 동안 갇혀 꼼짝을 못하는 상황이 되었고, 엄마아빠한테 전화를 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전화를 받은 엄마아빠가 이태원으로 달려갔는데, 참사 지점 주변에는 교통통제가 심해 바로 갈 수 없었다고 한다. 그 분 말로는 미친 듯이 뛰어 갔다고 하더라"며 "겨우 딸을 만나 부둥켜 안고 서로 대성통곡하며 울었다고 하더라"고 덧붙였다.
▲ 김의곤씨. |
김의곤씨는 "아는 사람들이 올라온 시를 보고 연락이 오기도 한다"며 "다들 같은 생각이다 보니 그런 것 같다"고 했다. 김씨는 "지금 정부에서 하는 애도방식은 진정한 추모가 아니라고 본다"며 "제대로 된 진상규명에다 책임자 처벌이 반드시 있어야 하는 게 상식이다"고 했다.
다음은 김의곤씨의 시 전문이다.
미안하다, 용서하지 마라
김의곤
이태원 173-7
그 좁은 골목길에
꽃조차도 놓지마라
꽃들 포개지도 마라
겹겹이 눌러오는 공포 속에서
뒤로...뒤로...뒤로...
꺼져가는 의식으로 붙들고 있었을
너의 마지막 절규에
꽃잎 한 장도 무거울 것 같아
차마 꽃조차도 미안하구나
얼마나 무서웠겠니 그 밤
얼마나 원통했겠니 그 순간
하고 싶은 일, 이루고 싶은 꿈을 두고
마지막까지 안간 힘으로 버티며
살갗을 파고 들었을 네 손톱이
가슴에 비수처럼 꽂히는구나
304명 생때같은 아이들
하늘의 별로 떠나 보낸지 얼마나 됐다고...
또 다시 너희들을 허망한 죽음으로 내몬
어른들의 안일과 무책임이 부끄러워
이젠 슬픔조차도 변명마저도 차마
드러내 보일 수가 없구나
그 골목에 아무 것도 놓지마라!
허울 좋은 애도의 꽃도 놓지마라!
안전도 생명도 탐욕이 덮어버린 이 나라에
반성없는 어른들 끝없이 원망케 하라!
그리하여 아이들아 용서하지 마라!
참담한 부끄러움에 울고있는 우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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