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첩첩산중 부동산]"금리 정상화 시기 미지수, 선 규제 완화 필요"
국토부 "규제 지역 추가 해제 검토 등 대응 수단 강구"
[아시아경제 노경조 기자] 부동산 시장 악화 우려가 커지면서 전문가들은 정부에 금융시장 안정화 노력과 전략적인 재정 운용, 주택시장 연착륙을 위한 과감한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정부가 최근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부동산 규제 완화 방안을 밝혔지만, 아직 충분치 못하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고금리 기조에 정상화(출구전략) 시기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발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확대와 함께 민간매입임대사업자, 기업구조조정리츠(CR리츠) 등에 대한 제도적 준비도 언급했다.
2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개최한 ‘2023년 건설·부동산 경기 전망 세미나’에서 박철한 건산연 연구위원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대출 연장 거부는 전형적인 유동성 위기로, 대출이 막혀 공사자금 확보가 어려운 건설사가 증가하고 연대보증으로 인한 부도 위험도 커지고 있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위기 대응과 대내외적 시장 신뢰 확보가 안정적인 성장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년 상반기에는 물가 상승 압력을 자극하지 않도록 소규모 공사 위주로 발주를 늘리고, 하반기에는 그동안 연기된 대형사업 착공을 앞당겨 경기 부양 효과를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며 "시장 기능 정상화와 주택시장 연착륙을 위해 선(先) 규제 완화, 후(後) 주택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열매 NH투자증권 연구위원도 선 규제 완화에 공감하며 "객관적인 시나리오 분석과 다양한 각도에서의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연초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3.00%를 전망한 기관은 하나도 없었다"며 "미국은 최종 5.00%까지 인상할 것으로 보고 있는데 그 척도를 채권가격 변동에서 찾는다. 장기채권 가격이 하루에 급변동하는 시장을 경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내년이 정점일지 확신할 수 없을 정도로 변동성이 크다"며 "이런 때일수록 감정 뺀 시나리오 분석과 현금흐름이 중요하고, 미온적으로 대응해선 안 된다"고 역설했다.
실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2일(현지시간)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p 인상)을 단행했다. 무려 4회 연속이다. 미 기준금리 상단이 4.00%까지 오르면서 한국은행도 이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커졌다.
정부 대응과 관련해 SOC 예산 확대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지난 3년간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극복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침체를 어떻게 막을지 궁리해야 하고, SOC 사업 확대가 하나의 방편이 될 것이란 판단이다.
오범균 현대건설 정책지원팀장은 "내년에 민간이 어려울 것으로 모두 예상하는 만큼 공공에서 받쳐줘야 한다"며 "정부는 SOC 예산을 확대하고 적정공사비를 적용해 업체들이 편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내년도 SOC 예산을 올해 28조원보다 10% 감소한 25조1000억원으로 확정했다. 오 팀장은 "자금경색 등 민간건설 부문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가운데 SOC마저 어려우면 재정사업에 의존하는 중소건설사는 큰 타격을 받지 않을까 싶다"며 "건설업계 생존과 경기 부양을 위해 확장 기조를 가져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출구전략이 나타날 때가 변곡점이며 이는 건설투자와 주택 매매·전세가격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내다봤다. 오지윤 KDI 연구위원은 "현재 금리 인상은 인플레이션 안정화가 목적인데 언제쯤 시그널이 나타나서 기조가 바뀔지가 관건"이라며 "2년여 전부터 매매·전세가격이 동조해서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부 측에서는 현 상황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과도한 패닉 상황에 대해서는 우려감을 표명했다. 박정란 국토교통부 건설정책과 서기관은 "레고랜드 사태에서 알 수 있듯 과도한 패닉은 시장 경색을 유발한다"며 "통계는 (발생 시기보다) 늦게 발표되기 때문에 이를 신뢰하기보다 실시간 상황 파악을 위한 ‘모니터링’에 치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 아파트 중도금 대출보증을 확대했고, 규제 지역 추가 해제도 검토하고 있다"며 "불확실한 시기가 언제 끝날지 모르기 때문에 상황별로 각각의 대응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노경조 기자 felizkj@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성유리 "억울하다" 했지만…남편 안성현, '코인상장뒷돈' 실형 위기 - 아시아경제
- "결혼해도 물장사할거야?"…카페하는 여친에 비수꽂은 남친 어머니 - 아시아경제
- "37억 신혼집 해줬는데 불륜에 공금 유용"…트리플스타 전 부인 폭로 - 아시아경제
- "밤마다 희생자들 귀신 나타나"…교도관이 전한 '살인마' 유영철 근황 - 아시아경제
- '814억 사기' 한국 걸그룹 출신 태국 유튜버…도피 2년만에 덜미 - 아시아경제
- "일본인 패주고 싶다" 日 여배우, 자국서 십자포화 맞자 결국 - 아시아경제
- "전우들 시체 밑에서 살았다"…유일한 생존 北 병사 추정 영상 확산 - 아시아경제
- "머스크, 빈말 아니었네"…김예지, 국내 첫 테슬라 앰배서더 선정 - 아시아경제
- "고3 제자와 외도안했다"는 아내…꽁초까지 주워 DNA 검사한 남편 - 아시아경제
- "가자, 중국인!"…이강인에 인종차별 PSG팬 '영구 강퇴' -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