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광장 서사·이데올로기·재탄생' ...강병호 전 서울시 복지정책실장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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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전직 공무원이 쓴 '광화문광장 : 서사·이데올로기·재탄생'이란 제목의 책이 화제다.
현대사회에 들어 지배층의 이데올로기와 피지배층의 이데올로기가 민주주의로 수렴·융합되면서 광장은 소통형광장으로 다시 한번 전화되지만 절차적·형식적 민주주의를 넘어 내용적·실질적 민주주의를 이 시대의 광장이 호명하고 있다는 것을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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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최근 한 전직 공무원이 쓴 '광화문광장 : 서사·이데올로기·재탄생'이란 제목의 책이 화제다.
현재 yes24 온라인 서점에 시중에 책이 풀린 지 2주도 안 돼 정치·외교 베스트도서에 올라 있다.
화제의 인물은 서울시 복지정책실장을 역임한 강병호 시립대 초빙교수다. 행정고시 출신의 필자는 서울시에 재직하던 2006년에 오세훈 시장이 취임하고 도심재창조 프로젝트를 추진하던 시기에 광화문광장 기획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필자는 우리 사회에는 익숙지 않은 광장 공간을 조성하면서 광장의 의미와 역사적 발달을 추적한다. 결론적으로 광장 공간은 공적 문제에 관해 토론하고 요구하는 공론장으로서 민주주의 출항지이자 기항지이고 종국에는 귀항지라는 광장이 지향하는 이데올로기를 발견하게 된다.
한국 사회에도 광장의 형태와 활용의 측면에서 원형이라고 할 수 있는 조선시대 육조거리에 재현된 유교와 풍수사상이 군신공치제(왕과 신하가 함께 통치하는 체제)로 공간화된 것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마주치면서 필자의 탐험은 일제강점기, 해방 후 이승만·박정희 정권,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최근의 촛불광장까지 계속된다.
나아가 광장공간과 이데올로기 변증법적 발전의 모델을 프랑스 저명한 철학자 앙리 르페브르 '공간의 생산'에서 찾게 된다. 지배자와 통치계급은 도시의 중심공간에 그들의 이데올로기를 공간적으로 재현, 지배관계를 안정화·공고화·영구화를 도모하는데 이때의 광장의 주된 기능은 왕의 위엄과 권위 과시가 된다.
하지만 정권의 정당성과 정통성이 신이 아닌 국민에게 있다는 국민주권론이 퍼지면서 피지배계급 의식수준이 성숙되고 비전과 전략을 갖춘 시민이데올로기로 발전하면서 지배이데올로기와 분열·대립은 광장을 저항형 광장으로 전화시킨다.
현대사회에 들어 지배층의 이데올로기와 피지배층의 이데올로기가 민주주의로 수렴·융합되면서 광장은 소통형광장으로 다시 한번 전화되지만 절차적·형식적 민주주의를 넘어 내용적·실질적 민주주의를 이 시대의 광장이 호명하고 있다는 것을 주장한다.
다소 학술적일 수 있는 주제를 정사(正史) 뿐 아니라 야사(野史)에서 이야기를 통해 소설과 논픽션 경계를 넘나들면서 전개하는데, 특히 올 8월 6일 재개장한 광화문광장의 방향과 형태가 세종문화회관으로 만들어지게 된 주장의 역사적 근거에 대해 새롭게 찾은 사실을 통해 논박하는 것이 흥미롭다.
필자는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미래의 광화문광장의 형태는 전면보행광장화 하여야 한다는 논리를 펼치는데 현실적 대안으로 광장조성기금을 제시한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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