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멈춘 카카오…“지금은 사고 수습이 최우선”(종합)
광고시장 둔화, ‘먹통 사태’ 보상 등으로 4분기도 보수적 전망
“신규 서비스 출시 1~2달 연장…신사업 계획 변화 없어”
카카오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 감소해 시장 전망치를 하회하는 실적을 기록했다. 경기 침체에 따른 광고 시장 위축과 콘텐츠 사업 부문 내 게임 매출 감소 등이 수익성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카카오는 경기 둔화로 인한 광고매출 감소에 데이터센터 화재 영향이 더해지는 만큼 3분기에 이어 4분기 실적도 부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는 데이터센터 화재사고 수습을 최우선적으로 하고, 내년부터 그동안 준비해 온 서비스들을 출시해 부진을 만회하겠다는 방침이다.
영업이익 11% 감소한 1503억…게임 매출 악화
카카오는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15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했다고 3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조8587억원으로 7%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8.1%로 전 분기 대비 1.3%포인트(p) 낮아졌다.
이는 증권가 전망치를 밑도는 수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카카오의 3분기 연결기준 실적 컨센서스는 실적발표 전까지만 해도 1조9029억원, 영업이익 1790억원으로 추정됐었다. 증권가 추정치와 비교하면 3분기 매출은 2.3%, 영업이익은 16% 하회했다.
올 3분기 실적은 콘텐츠 부문 내 게임 사업 부진이 발목을 잡았다. 3분기 콘텐츠 매출은 871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 감소했다. 같은 기간 게임 매출은 36% 감소한 2961억원을 기록했다. 대만에 출시된 ‘오딘’ 초기 효과가 사라지면서 영업이익 감소에 영향을 줬다고 카카오 측은 설명했다.
다만 콘텐츠 부문 내 스토리 매출은 경영 효율화를 위한 프로모션 축소에도 불구하고 6% 성장한 2313억원을 기록했다. 뮤직과 미디어 매출은 각각 2502억원, 941억원으로 각각 27%, 13% 증가했다.
3분기 플랫폼 부문 매출은 증가세를 보였다. 98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했다. 플랫폼 부문 내 톡비즈 매출은 15% 늘어난 4674억원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포털비즈 매출은 109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 감소했다.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페이 등이 포함된 플랫폼 기타 부문 매출은 이동 수요 확대와 카카오페이 매출 연동 거래액의 꾸준한 증가로 61% 성장한 4098억원을 기록했다.
서비스 출시 일정 연기…”사고 수습 및 재발방지대책 마련에 집중”
카카오는 3분기에 이어 4분기 실적도 저조할 것으로 예상했다. 배재현 카카오 수석부사장은 이날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부정적 거시경제 환경에 광고 사업이 영향을 받아 4분기 매출 성장이 둔화되고 있고 영업이익률은 보수적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그동안 준비해온 서비스를 내년에 성공적으로 출시하고 비즈니스적인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카카오는 이번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카카오톡을 실시간 소통 서비스에서 관심사 기반 비(非)지인 상호작용 서비스로 진화시킬 것이라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지난달 발생한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사고 수습으로 신규 서비스 출시는 늦춰질 전망이다.
홍은택 대표는 “지금은 얼마 전 발생한 사고를 수습하고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전사적 최우선 목표”라며 “그동안 준비한 서비스 출시 일정들은 불가피하게 1~2달정도 일부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기존 사업 계획에는 변화가 없다는 입장이다. 홍은택 대표는 “남궁훈 각자대표의 사임으로, 남궁훈 대표의 취임 이후 진행되던 주요 사업 계획의 방향성에 대해 일부 투자자들의 우려가 있는 걸로 알고 있다”며 “대표이사를 맡기 전 CAC센터장일 때부터 남궁훈 대표와 카카오톡 비전에 대해 활발하게 협의를 해온 만큼 관심사 기반의 비지인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하고, 커뮤니케이션 영역을 확장하고자 하는 전략 방향성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카카오 서비스 장애 사태와 관련해서는 “카카오톡은 국민 대다수가 쓰는 서비스이고 이에 부합하는 책무를 다해야 한다”며 “앞으로 이 책무에 소홀한 점이 없도록 철저히 조사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고 실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많은 회사가 나름대로의 다양한 계획들을 가지고 있겠지만, 실제로 겪어본 상황에서 배운 깨달음이나 지식은 차원이 다르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사고 관련 정보와 개선 상황을 최대한 공개해 카카오뿐만 아니라 한국 IT(정보기술)업계 전반의 기술 발전에도 기여하면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서비스 장애 사태에 따른 피해보상액은 아직 산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까지 파악한 매출 손실과 이용자 직접보상에 따른 단기적 재무영향은 약 400억원 규모이나 지원책이 아직 확정되지 않아 확답을 주기 어렵다”며 “11월 6일까지 이용자와 파트너사 등을 대상으로 사례를 접수하고 이후 지원 가이드를 마련해 공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어발식 확장엔 해명…”소규모 회사가 80%, 스타트업 투자 지속”
이외에 문어발식 확장으로 계열사를 무분별하게 늘렸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적극 해명했다. 배재현 부사장은 “현재 전체 계열사 중 30인 미만 소규모 회사가 80%를 차지한다”며 “이러한 회사들은 대부분 웹툰·웹소설·게임개발·음악·영상 제작 스튜디오 등 글로벌 IP(지식재산권) 콘텐츠 제작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소규모 계열사를 제외하고 계열사의 실제 숫자는 10개 미만으로, 단순한 숫자가 아닌 특성에 주목해주길 바란다”며 “카카오는 초창기부터 스타트업에 투자하면서 상생을 추구해왔으며 앞으로도 스타트업 생태계에 기여도를 높일 수 있는 투자를 고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쪼개기 상장 논란에 대해서는 “최근에 카카오를 둘러싼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우려를 잘 인지하고 있다”며 “카카오 공동체들의 상장 이슈는 카카오 전체의 지배구조 관점에서 다시 살피고 있다. 주주를 보호하고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방향으로 계열사들의 기존 주주 및 투자자들과 잘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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