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배터리 호황에도 3Q 성적표 '씁쓸'…정유에 발목 (종합)
석유사업부문 실적 대폭 하락…전 분기 대비 83% '뚝'
SK온, 매출 크게 개선 됐으나 여전히 적자 늪
정유업계 시황 악화 등으로 SK이노베이션이 전 분기 대비 암울한 성적표를 받았다. 배터리 산업 호황으로 기대감을 모았던 SK온도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경쟁사들과는 대조되는 모습을 보였다.
SK이노베이션은 3일 올해 3분기 매출액 22조7534억원, 영업이익 7039억원을 기록했다고 3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82.49%, 5.28% 증가했다. 전 분기 대비로는 매출액이 14.31%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69.78% 감소했다.
순이익은 1752억원으로, 전년 대비 65.46%, 전 분기 대비 86.91% 각각 감소했다. 순이익 감소폭이 영업이익에 비해 큰 데 대해 회사측은 "환율 상승폭 확대로 인해 환 관련 손실이 늘었고, 차입금 증가로 인해 인한 이자비용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SK이노베이션의 3분기 기준 순차입금은 배터리사업 증설을 위한 시설투자 영향 등으로 전년 말 대비 5조4300억원 증가한 13조8429억원을 기록했다.
부채규모 역시 유가상승에 따른 매입채무와 차입금 증가로 43조7959억원에 달했다. 부채비율도 183%까지 늘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에 따른 유가 및 정제마진 하락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대폭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사업별 실적으로 보면, 석유사업 부문에서 실적이 대폭 줄었다. 3분기 석유사업 영업이익은 3165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83.45% 급감했다. 각국의 긴축기조 강화와 중국의 수출쿼터 발표 등으로 유가와 정제마진이 하락한 탓이다.
석유개발사업도 판매 물량 감소 등으로 영업이익이 하락했다. 3분기 영업이익은 1605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3.43% 감소했다.
화학사업과 윤활유 사업 부문은 전 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증가했으나, 실적을 크게 견인하진 못했다. 전분기 대비 화학사업은 42.5% 증가한 영업이익 1083억원을, 윤활유사업은 31.66% 증가한 영업이익 3360억원을 달성했다.
배터리사업 매출은 크게 개선됐으나, 여전히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매출은 전 분기 대비 70.36% 상승한 2조1942억원을, 영업손실은 전분기 대비 1920억원 개선된 1346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기업의 현금창출능력을 보여주는 EBITDA는 94억원으로 분기 첫 흑자전환을 달성했다.
게다가 SK온의 경우 업계 내 경쟁사와 달리 강달러 수혜도 누리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SK온의 경우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고객이 국내 완성차 업체인 현대자동차·기아였단 점에서다. 유럽 및 북미 고객사 수요가 증가한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강달러 영향으로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매출 상당 부분을 원화로 받고 있어서 달러 강세가 우호적이진 못했다”고 했다.
4분기 또한 큰 회복세는 보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SK이노베이션은 계속되는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로 3분기 정제마진 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러시아 제재 강화 움직임 및 동절기 진입으로 인한 수요 증대로 점진적으로 정제마진이 회복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SK온 또한 유럽 지역 동력비 증가와 강달러로 인한 환율 상승 등 비우호적인 경영환경이 지속된다며, 4분기 내 수익성 개선 달성에 다소 자신감 없는 모습을 보였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3분기 어느정도 가시적인 성과가 있었고 남은 4분기도 경영 목표 달성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지정학적 리스크로 4분기 수익성을 개선하는 데 부담이 있다”며 “남은 기간 동안 국내 효율 제고, 판가 협상, 운영비 절감 등 수익성 개선 활동을 통해 경영목표 달성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미 3분기 상승했던 SK온의 운전자본은 다시 상승할 수 있단 점도 암시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SK온의 경우 원재료가격, 환율 상승도 있지만 신규 공장이 램프업 되면서 전체적으로 운전자본이 증가했다”며 “생산능력(CAPA) 증대로 운전자본이 또 증가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생각하는 차입금 규모가 그렇게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라며 “감내 가능한 수준으로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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