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인력 투입·앰프 사용 금지... 한국시리즈 직접 가 보니
[유준상 기자]
▲ 1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한국시리즈 키움 히어로즈와 SSG 랜더스의 1차전을 앞두고 선수들과 팬들이 추모의 시간을 가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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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오프가 끝난 이후 숨을 고르던 KBO(한국야구위원회)는 긴급 대책 수립에 나섰다. 11월에 한국시리즈를 개최하는 만큼 급하게 일정을 조정하는 것은 불가능했으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 시리즈를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국가 애도기간 동안 선수단 검은 리본 착용, 앰프 및 축포 사용 금지, 치어리더 미운영 등 최대한 차분하게 경기를 치르기로 했다.
▲ 1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한국시리즈 키움 히어로즈와 SSG 랜더스의 1차전을 앞두고 경찰 인력이 야구장 안으로 이동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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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낯선 가을야구 풍경
경기시작 2시간 전을 앞두고 야구장 인근에서 경찰 차량이 보이기 시작했다. 오후 4시 45분 경에는 줄지어 이동하는 경찰 인력이 팬들의 시선을 끌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소방 인력도 랜더스필드에 도착했다.
경찰·소방 인력과 더불어 안전요원 수(기존 100명→올해 한국시리즈 230명)도 눈에 띄게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각 출입구마다 배치된 안전요원들은 경광봉을 들고 자신의 역할을 수행했다. 플레이오프까지만 해도 볼 수 없었던 모습이다.
경기장 내에서는 SSG, 키움 모두 지침을 잘 지켰다. 홈 팀 SSG의 경우 한국시리즈 엔트리 영상을 송출할 때도 장내 아나운서의 소개나 영상 소리 없이 화면만 내보냈다. 시리즈 첫 경기가 열린 이날에는 국민의례 이전에 추모 묵념이 진행되기도 했다.
'3년 만의 노마스크 한국시리즈'를 기다려온 야구팬들은 경기가 시작된 이후 선수들의 플레이에 함성과 박수로 화답했다. 경기 도중에는 관중석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면서 응원을 유도한 팬도 보였다. 첫 경기부터 치열한 접전 양상으로 흘러가자 경기 내내 1루, 3루 관중석이 들썩였다.
▲ 1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한국시리즈 키움 히어로즈와 SSG 랜더스의 1차전서 3회말 최정의 솔로포가 터지자 SSG 팬들이 환호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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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 강조한 것에 공감한 팬들, 의견 엇갈리기도
팬들은 이러한 결정에 대체적으로 공감했다. 이번 참사로 목숨을 잃은 희생자와 유족들에게 애도의 뜻을 전하면서 부상자들의 회복을 기원하는 팬들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2만 명 넘는 관중이 야구장에 모이는 만큼 안전을 강조할 만한 상황이었다는 의견도 많았다. 게다가 3차전과 4차전이 열릴 고척스카이돔의 3, 4층 관중석은 타 구장보다 경사가 가파른 편이다.
한국시리즈 2차전을 보기 위해 랜더스필드를 방문한 야구팬 유형준(23)씨는 "(흥행에 대한) 우려와 달리 2경기 모두 매진을 기록했고 육성 응원만의 매력을 맛봤다. 보다 많은 출입구가 열린 덕분에 관중들이 분산되어 입장할 수 있었다. 경기장 주차장, 문학경기장역 등 곳곳에서 이동을 도와주셔서 처음 랜더스필드를 찾아오신 분들도 어려움이 없었을 것 같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어 "고척스카이돔은 구장 내부에 일반 팬들에게 허용된 주차 공간이 없고, (고척스카이돔과 가까운) 수도권 지하철 1호선 구일역 공간이 아주 제한적이다. 정규시즌 중에도 경기가 끝나고 나서 열차를 기다리는 승객이 역사 출입구 앞까지 서 있을 정도로 번잡하다. 앞으로 반복되지 않아야 할 일이다. 고척에서는 많은 인력을 배치하는 게 적절할 것 같다"고 견해를 밝혔다.
반면 회의적인 시선으로 바라본 팬도 있었다. 1차전을 현장에서 관람한 야구팬 김성민(24)씨는 "개인적으로는 (경찰 배치가) '보여주기'식으로 다가왔다. 무엇을 위해서 경찰이 게이트마다 대기했는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오히려 경찰 인력이) 관중석 출입구에 서 있으면 위화감이 조성되는 듯했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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