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세지는 문책론…尹대통령, 사고 수습 후 '이상민 인사 조치' 수순 밟나

최현욱 2022. 11. 3.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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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핼러윈을 앞두고 일어난 '이태원 압사 참사'와 관련, 사고 발생 4시간여 전부터 시민들의 신고전화가 쏟아졌음에도 치안당국의 부실대응이 어어졌던 것을 두고 문책론이 커지고 있다.

특히 재난 대응을 총괄하는 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과 윤희근 경찰청장을 경질해야 한다는 여론이 야권뿐 아니라 여권 내에서도 나오고 있어 윤석열 대통령의 고심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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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녹취록' 공개된 후 여론 악화 기류 감지
野뿐 아니라 與에서도 '인사 조치 필요' 제기
인사권자 尹 의중에 달려…3일 조문 동행해
"수사 윤곽 드러나기 전까지는 결정 안 할 듯"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서울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에서 헌화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사진 왼쪽)이 동행했다. ⓒ뉴시스

지난달 29일 핼러윈을 앞두고 일어난 '이태원 압사 참사'와 관련, 사고 발생 4시간여 전부터 시민들의 신고전화가 쏟아졌음에도 치안당국의 부실대응이 어어졌던 것을 두고 문책론이 커지고 있다. 특히 재난 대응을 총괄하는 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과 윤희근 경찰청장을 경질해야 한다는 여론이 야권뿐 아니라 여권 내에서도 나오고 있어 윤석열 대통령의 고심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112 녹취록'이 공개된 이후 여론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사고 이후부터 줄곧 책임론보다는 수습과 후속 조치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고수해 왔지만, 치안당국의 안일한 대처에 대한 비난 여론이 고조되며 전체적인 기류가 흔들리고 있는 탓이다.


야권에선 이날도 윤 대통령을 향해 이 장관을 비롯해 윤희근 경찰청장의 경질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이태원 참사는 윤석열 정권의 총체적 무능으로 인한 인재임이 명백해졌다"라며 "국정조사, 경찰 수사와 무관하게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윤희근 경찰청장의 책임은 이미 분명해진 만큼 이들을 즉각 파면하라"고 촉구했다.


이상민 민주당 의원도 BBC라디오 '아침저널'에 출연해 "앞으로 철저하게 수사를 해 진상 규명을 해야 되는데 행안부장관이 그대로 있고, 경찰청장이 그대로 있고, 관계자들이 그대로 있는 이 상황에서 진상이 규명이 되겠는가"라며 "사태 수습은 이 장관과 윤 청장의 해임·파면으로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3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 분향소를 찾아 조문을 마친 후 이동 하고 있다. ⓒ뉴시스

이같은 목소리는 야권뿐 아니라 여권 일각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책임자를 즉시 경질하지 않으면 공직자들에게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 윤 청장을 즉시 경질하고, 이 장관은 사고 수습 이후 자진 사퇴해야 할 것"이라 언급했고, 유승민 전 의원도 "이상민 장관부터 파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실은 아직까지 감찰 및 수사 진행 상황을 지켜본 후 판단할 문제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결국 인사권자인 윤 대통령의 의중에 따라 이 장관과 윤 청장의 거취가 판가름 날 것이란 관측이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나흘 연속 사고 사망자들의 합동분향소를 조문하며 이 장관을 대동했다. 이를 두고 윤 대통령이 이 장관을 재신임하겠다는 뜻을 간접적으로 피력했다는 해석과, 재난 대응 컨트롤타워인 주무 부처의 장관을 조문 현장에 형식적으로 대동한 것이라는 해석이 엇갈린다.


한 대통령실 핵심관계자는 통화에서 "윤 대통령이 국가애도기간이 끝나고 관련 수사 결과의 윤곽이 드러나기 전까지 경질 결정을 선제적으로 꺼내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 장관도 물러날 때 물러나더라도 장관으로서 책임을 다하고 가겠다는 입장일 것"이라며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적절한 시점에 윤 대통령이나 이 장관이 거취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이라 전했다.


이 장관은 같은 날 정부서울청사 출근길에 취재진과 만나 "지금은 사고 수습에 전념하면서 고인들을 추도하고 유족들을 위로하고 병상에 계신 분들의 빠른 쾌유를 돕는 게 급선무"라며 "사고 원인이나 미흡했던 부분에 대해서도 차례로 다 살펴볼 예정"이라 말했다. 사퇴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자리를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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