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금리 역전폭 3년 만에 1%P...대출금리 또 뛴다

이호연 2022. 11. 3.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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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준, 4연속 자이언트 스텝
연속 빅스텝 불가피, 이자 폭등
서울 한 시중은행의 대출 안내 홍보문 ⓒ 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사상 초유의 4회 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p)인상)’을 단행하면서, 한국은행도 대응이 시급해졌다. 현재 한미 간 기준금리 격차는 1%p로 역대 최대폭 1.5%p에 근접했다. 한은의 가파른 기준금리 상승이 예상되는 가운데 시장금리도 크게 뛸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 대출 금리가 9~10%까지 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2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신화/연합뉴스

◆미 최종 금리 5.5%, 빅스텝 명분↑

미국 연준은 1~2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0.75%p 올렸다. 4회 연속 자이언트 스텝 단행으로 고물가를 잡기 위한 특단의 조치다. 이로써 한국과의 미국 금리차는 1%p로 확대됐다.


예견된 결과였지만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은 훨씬 매파적이었다. 그는 “금리 속도 보다 최종금리 수준 및 지속기간이 중요하다”며 “최조금리 수준은 이전에 예상보다 높을 것”이라고 발언했다. 시장에서 기대했던 피봇(입장 선회)에 대해서도 ‘매우 시기상조’라고 일축했다. 시장이 예상하는 미국이 최종 기준금리 수준 역시 기존 4.75~5%에서 5.25~5%까지 상향됐다.


한은 역시 강력한 연준의 물가안정 의지를 재확인했다며, 향후 미국의 통화긴축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한은도 오는 24일 열리는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상당폭 올리는 것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최근 레고랜드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 여파에 따른 자금경색과 긴축 우려로 0.25%p 점진적 인상론이 탄력을 받았으나, 금리 격차 확대 심화로 빅스텝 단행 전망에 다시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기축 통화국인 미국과의 금리 격차가 심화되면 자금 유출에 1440원을 넘나드는 원・달러 환율이 더 오를 수 있다. 원화 약세는 수입 물가를 밀어올려 고물가를 더욱 부추길 우려가 있다. 한은은 내달 초까지 5%대 고물가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는데, 최악의 경우 이 기간이 더 늘어날 수 있는 것이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터미널 레이트가 5%로 상향될 것으로 보여 이달 금통위에서 50베이시스포인트(bp・1bp=0.01%p) 인상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는 판단”이라며 “아직 견고한 성장세를 감안하면 한미 금리차 관리는 지금이 그나마 적기”라고 언급했다. 한미 금리차가 더 벌어지기 전에 한은이 선제 대응을 하는것이 낫다는 판단이다.


ⓒ 연합뉴스

◆기준금리 4% , 이자등골에 곡소리

한은이 지난달에 이어 이달도 빅스텝을 밟아 기준금리(3%) 연말 3.5%로 오르면, 내년 초 최대 4%까지도 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내년 금통위 중 금리를 결정하는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예정일은 ▲1월 13일 ▲2월23일 ▲4월13일 ▲5월 25일 ▲7월 13일 ▲8월 24일 ▲10월 19일 ▲11월 30일 등 8번이다.


기준금리가 4%를 넘어서면 대출 금리 상승세는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염려된다. 현재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금리 상단은 이미 7%대를 진입했다. 신용대출 최고금리는 8%를 넘어섰으며, 신용 등급에 따라 최고 연 12%의 이자를 요구하는 마이너스 통장까지 등장하기도 했다.


이같은 금리인상 추세면 내년에는 대출금리가 9~10%에 달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3억원의 주담대를 30년 만기, 원리금 균등 상환으로 연 3%에 빌리면 월 원리금(원금+이자) 상환액은 126만원 수준이다. 그러나 같은 조건에서 대출금리가 7%까지 오르면 월 원리금은 199만원, 9%는 241만원까지 치솟는다.


특히 우리나라는 코로나19 이후 제로금리 기조로 변동금리 비중이 전체 가계대출의 70%를 훌쩍 넘는다. 한국의 대출자 10명중 7명이 금리인상에 따른 이자 부담에 그대로 노출되고 잇는 것이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가계대출 중 변동금리 대출 비중은 78.5%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달 단행한 두 번째 빅스텝으로 가구의 이자부담만 54조원 넘게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며 “큰 폭의 금리인상은 예고된 수순으로 개인・기업들의 이자부실에 각별히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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