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레길서 멧돼지가 사람 공격… ‘마주치면 죽은 척’ 소용 있을까?

이해림 헬스조선 기자 2022. 11. 3.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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멧돼지는 몸길이가 113~150cm이고, 최대 몸무게는 280kg에 달한다.

지난 1일 정오쯤 한라산 둘레길에서 멧돼지 한 마리가 50대 부부를 공격해, 남편이 서너 군데 찰과상을 입는 사고가 있었다.

멧돼지는 시력이 좋지 않아 재빠르게 움직이면 자신에게 위협을 가한다고 생각해 공격할 수 있다.

총에 맞거나 덫에 걸린 멧돼지가 흥분해 사람을 공격한 탓에 사상자가 발생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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멧돼지를 마주쳤다면 멧돼지의 눈을 응시하며 조용히 뒷걸음질쳐 건물·바위·나무 등 은폐물 뒤로 숨는 것이 최선이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멧돼지는 몸길이가 113~150cm이고, 최대 몸무게는 280kg에 달한다. 한국의 야생에선 멧돼지를 이길 동물이 없다. 육중한 몸이지만 사람보다 민첩하다. 평지에선 시속 40~50km로, 산에서는 30km 이상으로 달릴 수 있다. 암수 모두 가진 어금니로 사람을 들이받을 수 있고, 엄니가 있는 수컷은 사람을 물어뜯을 수도 있다. 멧돼지로 말미암은 인명피해가 꾸준한 이유다.

지난 1일 정오쯤 한라산 둘레길에서 멧돼지 한 마리가 50대 부부를 공격해, 남편이 서너 군데 찰과상을 입는 사고가 있었다. 멧돼지는 도심에서도 꽤 자주 목격된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 발표로는 2019년부터 2021년 11월까지 서울에서 멧돼지 목격 신고를 받고 출동한 건수는 총 1730건이다. 특히 단풍이 절정인 요즘은 등산길에 멧돼지를 만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때다.

멀리 떨어진 곳에 멧돼지가 있는 걸 봤다면, 조용히 자리를 피해야 한다. 멧돼지는 겁이 많은 동물이다. 후각과 청각으로 인기척을 느끼면 먼저 도망가는 게 보통이다. 그러나 빗소리나 계곡의 물소리 등에 사람 소리가 가리면, 사람의 존재를 알아차리지 못한 멧돼지가 가까이 다가올 수 있다. 멧돼지가 있는 곳 반대 방향으로 조용히 이동하는 게 좋다.

별안간 길목에 나타난 멧돼지와 대치하는 상황이라면, 우선 멧돼지의 눈을 응시한다. 그 후 천천히 뒷걸음질치면서 ▲건물 ▲나무 ▲바위 등 은폐물 뒤로 숨어야 한다. 멧돼지는 시력이 좋지 않아 재빠르게 움직이면 자신에게 위협을 가한다고 생각해 공격할 수 있다. 뒷모습을 보여도 안 된다. 상대가 겁을 먹었다고 간주해 달려들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건 멧돼지를 먼저 자극하지 않는 것이다. 멧돼지가 낸 인명 피해 대부분은 멧돼지 포획 과정에서 생긴다. 총에 맞거나 덫에 걸린 멧돼지가 흥분해 사람을 공격한 탓에 사상자가 발생하는 것이다. 등산길에 마주친 멧돼지를 쫓아내겠다고 돌을 던지거나, 등산 스틱 등을 휘두르며 위협하는 행동도 금물이다. 도리어 공격당할 수 있어서다.

멧돼지가 이미 흥분했다면 제자리에서 죽은 척해도 소용없다. 공격 당해 다쳤다면 대처할 방법은 그리 많지 않다. 멧돼지가 닿을 수 없는 높이의 나무나 담벼락 위로 이동한 후에 119에 신고하는 게 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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