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든 사고 날 것 같다"…공포·불안 호소하는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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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다 참다 결국 전화를 들었습니다. 어디서든 갑자기 사고가 발생해서 죽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태원 압사 참사 현장을 목격했던 20대 김모씨는 지난 1일 정신건강위기상담전화에 전화를 걸었다.
3일 정신건강위기상담전화 등에 따르면 이태원 참사 이후 극심한 트라우마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의 상담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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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책감, 공포감, 불면 증상도
"하루 종일 우울하고 힘 빠져"
[아시아경제 장세희 기자]"참다 참다 결국 전화를 들었습니다. 어디서든 갑자기 사고가 발생해서 죽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태원 압사 참사 현장을 목격했던 20대 김모씨는 지난 1일 정신건강위기상담전화에 전화를 걸었다. 김씨는 자신이 희생자들을 살리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공포감에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다고 말했다.
2일 심리 상담을 한 30대 최모씨 역시 "직접 사고 현장을 본 것은 아니지만 무분별하게 돌다 보니 언제 어디서든 재난사고가 일어날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며 "하루종일 우울하고 힘이 빠진다"고 말했다. 이태원 참사로 인한 집단 트라우마(정식적 외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3일 정신건강위기상담전화 등에 따르면 이태원 참사 이후 극심한 트라우마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의 상담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정신건강위기상담전화의 한 상담자는 "외상 후 스트레스가 길게는 한 달 정도 가게 되는데, 회복하지 못하고 반복적으로 전화를 거시는 분들도 있다"며 "상담을 먼저 해드린 후 필요시 지역 내 가까운 병원 등을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트라우마가 사회 전체로 퍼질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사고 간접 경험자 외에 일반 시민들도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김유지씨(27)는 "일상생활 속 대참변이 일어나면서 늘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사고 장면이 계속 떠올라 가끔씩 눈물이 날 때도 있다"고 밝혔다.
회사원 정모씨(34)는 "살아있음에 소중함과 감사함을 느낀 하루"라며 "오늘 하루도 안전한 일상을 누렸다는 사실에 안도해야 한다는 사실이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놀이기구나 지하철 등을 이용할 때도 사고가 발생할 것 같은 불안감이 들거나 불면증을 호소하는 경우도 대다수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태원 압사 참사 집중 보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활성화 등의 영향으로 트라우마를 호소하는 사람은 더욱 많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가트라우마센터에 따르면 세월호 침몰과 포항지진 당시에는 상담 건 수가 각각 6364건, 8496건을 기록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심리 치료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유가족과 부상자 외에 일반 시민들도 심리 상담과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으며 서울시 역시 전 시민들이 심리지원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서울 시민 누구나 사전 예약을 통해 시내 정신 전문 의료기관 224곳에서 우울·불안 검사를 최대 3회까지 받을 수 있다.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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