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3시 30분, 서초역 사거리에 모이는 이들은 누구?

사랑의교회 지난달 30일부터 이레 동안 ‘글로벌 특별새벽부흥회’
3일에만 1만2000명 참석, “회복을 넘어 부흥 꿈꾼다”

서울 서초구 사랑의교회 본당에 모인 교인들이 3일 오정현 목사의 인도에 따라 함께 기도하고 있다. 신석현 포토그래퍼

3일 오전 3시 30분. 칠흑 같은 어둠이 깔린 서초역 사거리 주변에 때아닌 인파가 몰려들었다. 서울 서초구 사랑의교회(오정현 목사)가 지난달 30일부터 이레 동안 ‘성령의 바람, 회복을 넘어 부흥으로’를 주제로 진행하는 ‘20차 가을 글로벌 특별새벽부흥회’에 참석하기 위해 발걸음을 옮기는 교인들이었다. 이들 중에는 부모의 손을 잡고 종종걸음으로 교회로 가는 어린 자녀들도 적지 않았다.

2003년 시작한 가을 글로벌 특별새벽부흥회는 올해 20년을 맞았다. 교인들은 이번 부흥회를 ‘청년 특새’라는 별칭으로도 부른다.

부흥회는 4시 30분에 시작하지만, 앞자리에 앉으려는 교인들은 3시쯤 교회에 도착한다고 했다. 이날 6500석 규모의 본당을 비롯해 부속실과 온라인으로 접속한 교인까지 합해 1만2000여명이 새벽 기도의 제단을 쌓았다.

연일 예배당이 가득차고 있는 만큼 마지막 날까지 연인원 10만여명이 부흥회에 참석할 전망이다. 전 세계 500여개 교회도 온라인으로 생중계되는 부흥회에 접속하는 걸 고려하면 참석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오정현 사랑의교회 목사가 3일 교회 본당에서 손을 들고 기도회를 인도하고 있다. 신석현 포토그래퍼

설교단에 오른 오정현 목사는 본당을 가득 메운 교인들을 둘러본 뒤 “특별새벽부흥회에 나오신 분들 모두 평생의 기도 제목에 응답받으실 겁니다”라고 인사를 건넸고 교인들은 ‘아멘’으로 답했다.

오 목사는 “함께 모여 기도하면 하늘 문이 열리며 은혜의 빗줄기가 내린다”며 기도의 자리로 초대했다. 교인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두 손을 들고 찬양을 불렀다. 이어 ‘주여. 내 생명의 기적을 주옵소서’라고 두 차례 외친 뒤 통성으로 기도하기 시작했다. 본당 안에는 때로는 읊조리고, 때로는 울부짖는 교인들의 기도 소리로 가득 찼다.

5분가량 이어진 기도 끝에 오 목사는 “이 자리에서 살아계신 하나님을 체험하자. 함께 기도하며 ‘말씀 자본’과 ‘기도 자본’을 회복하자”고 당부했다.

이날 부흥회를 인도한 강사는 크리스천 소니야 루마니아 호프교회 목사와 김의식 치유하는교회 목사였다.

동영상을 통해 설교한 소니야 목사는 “엘리야 선지자는 하나님께서 하실 위대한 일을 믿었던 선지자였다”면서 “전쟁을 비롯한 온갖 좋지 않은 소식들이 가득한 시기지만 부흥회의 자리로 나온 교인들은 이 가운데 행하실 하나님의 위대한 역사를 믿자”고 권했다.

김의식 목사는 “하나님과 성경, 교회 중심으로 사셨던 부모님은 일생 예배를 생명처럼 여기셨다”면서 “부모가 자녀에게 남길 유산은 일평생 삶으로 보여줄 신앙의 유산이어야 한다. 수많은 신앙의 유산이 계승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사랑의교회 교인들이 3일 교회 본당에서 두 손을 들고 기도하고 있다. 신석현 포토그래퍼

교인들은 교회 홈페이지에 마련된 ‘부흥 보고 은혜 게시판’을 통해 자신들이 받은 은혜를 나눴다.

넷째 아이와 함께 참석했다는 고은혜씨는 “김의식 목사님이 주신 야고보서 1장 5절 말씀을 붙들고 성령 안에서 자유로움을 누리며 회복을 넘어 부흥으로 비상하길 꿈꾸게 됐다”고 말했다.

김희선씨는 “평생 불교 신자였지만 최근 신앙생활을 시작하신 어머니와 함께 한 시간 일찍 교회에 도착해 눈물로 기도했다”면서 “오직 주님과 성경, 교회 중심으로 살아가기로 다짐했다”고 밝혔다.

사랑의교회 교인들이 3일 교회 본당에서 기도하고 있다. 신석현 포토그래퍼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