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수낵 총리 마음 바꿔 COP27 간다 … 라이벌 존슨 참석에 영향 받았나

김성욱 2022. 11. 3.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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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에 참석하기로 마음을 바꿨다.

영국 대표로 참석할 예정이던 알록 샤르마 COP26 의장은 수낵 총리가 결정을 바꾼 것에 대해 "기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수낵 총리의 라이벌인 보리스 존슨 전 총리가 COP27에 참석하는 것이 참석의 결정적 이유였다는 평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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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시급한 국내 문제” 이유로 불참 의사 밝혀
“존슨 전 총리 참석에 당황한 후에나 가는 것” 비판도
리시 수낵 영국 총리.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성욱 기자]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에 참석하기로 마음을 바꿨다. 총리실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수낵 총리가 총회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2일 수낵 총리는 트위터를 통해 오는 6~18일 이집트에서 개최되는 COP27 정상회의에 참석한다고 밝혔다. COP는 유엔기후변화협약 최고의사결정기구로, 협약 가입국의 정상급 인사들이 모여 기후위기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다. 영국은 지난해 글래스고에서 열린 COP26의 의장국이었다.

수낵 총리는 이날 "기후변화에 대한 조치 없이 장기적으로 번영할 수 없으며, 재생에너지 투자 없이 에너지 안보를 확보할 수 없다"며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건설하는 글래스고의 유산을 전하는 것"이 참석 이유라고 밝혔다. 영국 대표로 참석할 예정이던 알록 샤르마 COP26 의장은 수낵 총리가 결정을 바꾼 것에 대해 "기쁘다"고 말했다.

이 같은 결정에 보수당 내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감지됐다. 크리스 스키드모어 전 에너지 장관은 "수낵 총리가 알록 샤르마와 함께 영국의 기후 리더십을 비롯해 COP 유산을 계속 옹호할 것이라는 것은 매우 좋은 소식"이라고 말했다.

앞서 수낵 총리는 오는 17일로 예정된 중기재정계획 발표 등 '시급한 국내 문제'를 이유로 총회 불참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또 COP26 정상회의에 연사로 나섰던 영국의 새 국왕 찰스 3세의 COP27 참석을 총리실에서 반대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이 때문에 올해 의장국인 이집트를 비롯해 제1야당인 노동당과 시민단체 등에서 영국 정부가 기후위기 대응에 미온적이라는 반응이 잇따랐다.

특히 이집트는 공개적으로 실망의 뜻을 표했다. 이집트 정부는 지난달 3일 성명을 통해 "찰스 3세의 총회 참석은 중차대한 시기에 기후 행동의 가시성에 큰 가치를 더했을 것"이라며 "COP26 개최 이후 글로벌 기후 의제에 있어 영국의 후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길 희망한다"고 꼬집었다.

일각에서는 수낵 총리의 라이벌인 보리스 존슨 전 총리가 COP27에 참석하는 것이 참석의 결정적 이유였다는 평가도 나온다. COP26 당시 총리로서 기후위기 논의를 이끌었던 존슨 전 총리는 전날 TV 인터뷰를 통해 "이집트의 초청을 받아 COP27에 참석한다"며 "기후위기에 맞서 싸우는 연대를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웨라 홉하우스 영국 자유민주당 기후변화 대변인은 "수낵 총리에게 기후변화가 우선순위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줬다"며 "그는 존슨 전 총리의 참석에 당황한 후에나 가는 것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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