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 미 5대 정보기관 NGA 방문… 한미 정보협력 강화
[아시아경제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2일(현지시간) 미국 국가지리정보국(NGA)을 방문해 한미 정보협력과 북한 위협에 대한 억제·대응방안을 논의했다. 한국 국방장관이 NGA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장관은 이날 방문에서 프랭크 위트워스 NGA 국장을 만나 고도화한 북한의 핵·미사일 억제에 한미 정보협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위성영상 수집·분석 분야에서 우리 군과 NGA의 협력 강화를 당부했다. 또 한국형 3축체계 가운데 북한 핵·미사일을 선제타격하는 ‘킬체인’의 핵심이 될 군 정찰위성 전력화 계획을 소개했다.
미 국방부 산하 NGA는 방대한 위성·드론 영상정보를 분석하는 지리공간정보(지오인트·GEOINT) 담당 정보기관이다. 미국 5대 정보기관에 꼽히며, ‘머리 위의 CIA(중앙정보국) 또는 NSA(국가안보국)’로도 불린다.
정보기관에 전투지원기관 성격까지 겸비한 NSA는 9·11 테러 주모자 오사마 빈 라덴 제거작전에서도 주요한 축을 담당했다. 사이버 네트워크에 대한 심층 분석을 바탕으로 다른 정보기관과 협력해 사이버 위협으로부터 방어하는 기능도 수행한다.
이 장관은 NGA로부터 최근 북한의 핵·미사일 활동에 대한 브리핑을 받았다. 위트워스 국장은 북한 감시가 NGA의 주요 임무라고 강조하면서, 한국군의 정찰·감시능력이 크게 신장한 만큼 한국군과 공조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측은 북한이 2일 감행한 미사일 발사와 포병사격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고 앞으로도 북한의 핵·미사일과 관련해 양국 정보당국 간 긴밀한 공조를 계속하자고 뜻을 모았다.
이어 이 장관은 3일(현지시간) 미국 국방부 청사(펜타곤)에서 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과 제54차 한미안보협의회(SCM) 회의를 주관한다.
북한이 전날 최소 25발의 각종 미사일을 발사하고 동해 해상완충구역에 100여 발의 포격을 감행한 이후 양국 국방 수장이 머리를 맞댐에 따라 북한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한 확장억제 실효성을 높이는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한미는 이번 SCM에서 북한군 동향과 한반도 안보 정세 평가, 대북정책 공조와 확장억제 실행력 제고 방안, 연합방위태세 평가 및 강화 방안, 글로벌 안보협력 등 주요 동맹 현안을 논의한다. 특히 미국 전략자산을 중심으로 한 확장억제 제공 공약의 실행·실효성을 높이는 방안을 집중적으로 다룰 것으로 예상된다.
확장억제는 미국이 동맹국이 핵 공격을 받거나 위협에 노출됐을 때 본토 위협 시 대응하는 수준으로 핵무기 탑재 전략자산과 재래식 무기, 미사일방어 등을 지원한다는 개념이다.
한미가 한반도의 이런 엄중한 정세를 고려해 이번 회의에서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할 경우 정권 종말로 귀결될 것"이라는 최고 수준의 대북 경고를 공동성명에 담길 수 도 있다. 이 표현은 지난달 27일 미국 정부가 발표한 국방전략서(NDS)에 담긴 것으로, 양국은 이번 회의에서 유사시 이를 실행할 구체적인 방안을 도출할 가능성도 큰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전략폭격기와 핵 추진 잠수함 등 전략자산 신속 및 적시 전개, 확장억제 전략·작전 공동기획, 확장억제수단운용연습(TTX) 매년 실시, 핵 위기 대응 연습, 고해상도 위성정보 공유 등이 구체적으로 합의될 것으로 보인다고 정부 소식통은 전했다.
이 가운데 확장억제 전략·작전 공동기획을 위한 체계가 마련되면 핵을 포함한 확장억제 제공 의사 결정에 한국의 ‘발언권’이 강화된다. 아울러 SCM에서는 지난 1년간 한미군사위원회(MCM), 한미억제전략위원회(DSC), 전작권전환실무단(COTWG), 안보정책구상회의(SPI) 논의 결과도 보고된다.
조건에 기초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계획에 따라 한국군 사령관(대장)이 지휘하는 미래연합사령부의 운용 능력을 평가하기 위한 3단계 평가 절차 중 2단계에 해당하는 완전운용능력(FOC) 평가 결과도 논의한다.
양국 국방부 장관의 대면 회담은 지난 6월 아시아안보회의와 7월 미국 워싱턴 회담에 이어 5개월 만에 세 번째다. SCM에는 양국 국방·외교분야 고위 관계관들도 참석한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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