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심 상했는데” 욕 먹은 최지훈, 한 방으로 토했다

1~2차전 실점 빌미 제공하는 수비..일부 팬들 격하게 성토
2차전 결정적 투런 홈런 포함 3안타 맹활약으로 승리 주도

최지훈(25)이 결정적인 홈런 한 방으로 SSG 랜더스의 승리를 이끌었다.

최지훈(2번 타자·중견수)은 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펼쳐진 ‘2022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2차전에서 키움 히어로즈 선발 애플러를 상대로 5회말 투런 홈런 포함 3안타를 뽑으며 SSG의 6-1 승리를 불러왔다.

생애 첫 한국시리즈 1차전(3타수 무안타 2삼진)에서 침묵했던 최지훈은 확 달라졌다. 첫 타석과 두 번째 타석에서 안타를 때려낸 뒤 세 번째 타석에서는 홈런까지 터뜨리며 다른 사람이 됐다. 5타수 3안타 2타점 2득점.

1회말 무사 1루에서 중전안타를 뽑고 1,3루 득점권 찬스를 만든 최지훈은 난조에 빠진 애플러가 두 타자 연속 볼넷을 허용해 3루까지 진루했고, 라가레스 땅볼 때 홈을 밟았다. 3회에는 선두 타자로 나서 우전 안타로 출루한 뒤 2루 도루에도 성공했다. 득점에는 실패했지만 선발 애플러를 괴롭히기에 충분했다.

3회에는 SSG 선발 폰트를 괴롭게 만들었다. 최지훈은 3회초 무사 1루에서 우익수 한유섬과의 콜 플레이 미스로 송성문에게 2루타를 만들어주고, 선발 폰트를 충격에 빠뜨렸다. 1차전에서도 3-2 앞선 6회 무사 1루에서 단타로 끊을 수 있는 타구를 매끄럽게 처리하지 못하면서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아쉬운 수비는 모두 실책으로 기록되지 않았지만, 팬들의 시선은 날카로웠다. 일부 야구 커뮤니티에서는 최지훈 플레이에 아쉬움을 넘어 욕도 쏟아졌다. 1차전 침묵과 수비에서의 아쉬운 플레이로 마음고생이 컸던 최지훈은 “(내가 했던 수비 실수로)자존심이 상했다”고 말했다. 공격에서의 침묵도 아쉽지만, 탄탄한 수비를 자랑하던 최지훈에게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순간들이었다.

개운치 않은 뒷맛을 씻어낸 것은 역시 홈런 한 방이었다.

3-1 앞서가던 SSG는 5회말 최지훈의 우측 담장 넘어가는 결정적인 투런 홈런을 터뜨렸다. 1사 1루에서 타석에 선 최지훈은 불리한 볼카운트(2S)에서 3구째 체인지업을 커트한 뒤 4구째 커브(124km)를 공략해 우익수 푸이그 키를 훌쩍 넘어가는 투런 홈런을 쏘아 올렸다. 비거리 110m.

프로 데뷔 이후 한국시리즈 첫 홈런이다. 최지훈은 홈런을 확인한 뒤 1루를 돌며 팔을 번쩍 들어 올리며 환호했다. 먹었던 욕을 토해낸 순간이다. 아쉬움을 삼키며 최지훈을 지켜봤던 팬들도 그의 이름을 연호했다. 이 홈런은 1차전에서 패한 SSG의 반격을 알리는 귀중한 승리의 신호탄이 됐다.

최지훈의 반등이 시작됐다. 올해 정규시즌 전 경기(144경기)에 출장해 타율 0.304 10홈런 61타점 93득점으로 커리어 하이를 기록한 최지훈이 생애 첫 한국시리즈에서도 정점을 찍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