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큰 승리"…이스라엘 극우 집권에 중동 정세 긴장

조유진 2022. 11. 3.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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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 손잡고 복귀...중동 정세 긴장
美 "개방되고 민주적 가치 공유하길"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베냐민 네타냐후 전 총리의 승리로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강경한 우익 연합의 집권이 사실상 확정되면서 팔레스타인과 이란 등 중동 정세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2일(현지시간) 가디언,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들은 전날 치러진 이스라엘 총선의 개표 85% 마감 결과 네타냐후 전 총리가 주도하는 우파 블록이 120석의 크네세트 의석 중 절반을 훨씬 넘는 65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는 기존 출구조사 예측치인 61~62석 보다 많은 것으로 이번 선거가 초박빙 양상을 보일 것이라는 예상을 뒤집은 것이다. 야이르 라피드 현 총리가 이끄는 반(反)네타냐후 블록은 50석을 얻는데 그쳤다.

이 상태로 개표가 완료되면 지난해 부패혐의로 불명예 퇴진한 네타냐후는 1년6개월 만에 귀환에 성공하게 된다. 이번 3번째 총리직의 4년 임기까지 채우게 될 경우 집권 기간은 19년2개월이 될 전망이다.

네타냐후는 개표가 진행되는 가운데 리쿠드당 선거 본부에서 환호하는 지지자들에게 "대승에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그는 "불필요한 모험을 피하고, 평화의 고리를 넓히는 안정적인 정부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정당별 의석수는 추가 개표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네타냐후 연합의 승리는 확실해졌다고 이스라엘 언론은 전했다.

이번 승리가 확정되면 뇌물수수, 사기 배임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네타냐후는 면책특권으로 혐의를 벗게 될 전망이다.

보수 성향의 이스라엘 일간지 하욤은 "우파 블록이 최종 개표 결과 우위를 유지한다면, 네타냐후가 꿈꾸는 정부를 구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누구도 네타냐후의 재판과 관련된 사법제도를 바꾸는 조치에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짚었다.

지난 3년간 5번의 총선이라는 극심한 혼란 속 네타냐후는 극우 정당을 참여시키면서 재집권에 성공하게 됐지만,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극우 색채가 짙은 정부의 탄생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강성 보수로 분류되는 독실한 시오니즘당은 지난해 3월 총선 때 보다 의석수를 2배(출구조사 기준)로 늘리는 대약진을 이루며 이번 선거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독실한 시오니즘당은 강성 보수 정치인 이타마르 벤-그비르가 이끄는 '오츠마 예후디트(이스라엘의 힘)'와 정통파 유대교 정당 '나움'의 연합 정당으로, 아랍계 시민 추방, 팔레스타인 내 유대인 정착촌 확장 등 극단적인 입장이다. 벤-그리비는 지난 2019년 총선에서 이스라엘에 충성하지 않은 아랍인에 대한 추방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외신들은 벤-그르비가 이번 정부에서 어떤 역할을 맡게 될 지 확신할 수 없지만, 이번 총선에서 그들의 지분이 커짐에 따라 팔레스타인과 아랍권 정책은 더욱 강경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벤-그비르는 경찰 조직을 관할하는 치안 담당 장관직을 맡게 될 가능성이 높다.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집행위원회의 바삼 살레 위원은 "이번 연합은 팔레스타인에 대한 적대적인 태도를 고취시키고, 점령 조치를 더욱 극단적으로 만들 것이 틀림없다"고 말했다.

이타마르 벤-그비르.(사진출처:타임오브이스라엘)

특히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공존의 지지하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등 서방과의 관계도 시험대에 오르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미국은 네타냐후의 재집권에 대해 "개방되고 민주적인 사회 가치를 존중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미국과 이스라엘 관계는 우리의 공통된 이익을 기반으로 한다"면서 "모든 이스라엘 정부 관리들이 시민 사회의 바람, 특히 소수 집단에 대한 관용과 존중을 포함한 개방적이고 민주적인 가치를 공유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발언은 극우 정당인 오츠마 예후디트를 겨냥한 발언으로 보인다고 타임오브이스라엘은 전했다.

부재자 투표 용지 등에 대한 개표 과정은 남았지만 양측 모두 선거 결과를 확실시 하는 분위기다. 라피드 총리는 지지자들에게 "마지막 개표가 끝날 때까지 끝난 건 아니다"라고 말하면서도 당에 정권 이양을 주문했다.

이어 내주 예정된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이하 기후변화총회) 참석을 취소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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