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북, 러시아에 상당량 포탄 비밀리 제공”

북한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상당량의 포탄을 공급한 정보가 있다고 미국 백악관이 밝혔다. 북한은 중동이나 북아프리카 국가로 보내는 것처럼 수신지를 위장해 무기 공급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2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북한이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위해 상당한 양의 포탄을 은닉해서 제공했다는 정보를 받고 있다”며 “이것들은 중동 혹은 북아프리카 국가로 보내는 방식을 취해 실제 목적지를 숨겼다”고 말했다. 커비 조정관은 “이것들이 실제로 러시아에 전달되는지 지켜볼 것”이라며 “동맹 및 파트너들과 함께 유엔에서 추가로 책임을 묻는 조치가 가능할지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은 북한이 러시아에 제공한 포탄의 종류와 규모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커비 조정관은 “적지 않은 양의 포탄이지만 전쟁의 방향이 바뀌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커비 조정관은 이란도 러시아에 추가 무기를 제공한 정황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도 “이란의 러시아 무기 공급에 모든 수단을 이용한 것처럼 북한에도 동일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기존 제재가 존재하고, 추가적 대응 수단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을 포함해 모든 책임 있는 국가들은 유엔안보리가 만장일치로 결의한 대북 제재를 완전히 이행해야 한다”며 “우리는 북한에 미사일 및 대량살상무기 개발뿐 아니라 러시아에 대한 무기 제공에 대해서도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 발표 뒤 스테판 뒤자리크 유엔 대변인은 “(대북) 제재 전문가 그룹이 들여다볼 이슈가 될 것이라는 점을 의심하지 않는다”며 유엔 차원의 조사를 언급했다.

북한의 도발에 대한 규탄도 이어졌다. 커비 조정관은 전날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해 “사실상 해상경계선 이남의 한국 수역으로 미사일을 발사한 북한의 무모한 결정을 규탄한다”며 “외교적 진전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우리는 군사적 대비 태세를 높게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누그러지지 않았다. 7차 핵실험을 포함해 북한의 잠재적인 추가 도발을 여전히 우려한다”며 “(도발 시) 추가적인 대가와 후과가 있을 것이고 세계적인 규탄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프라이스 대변인은 “이달 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 아시아 방문을 통해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한국 및 일본과 북한의 위협에 대해 양자 및 3자 협의하는 기회를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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